과학동아 공룡특집 쓰면서 ‘코리아’ 작명 결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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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1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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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노사우루스, 국제 학계서 신종공룡 인정받은 허민 전남대 교수

“5년 전 ‘과학동아’ 특집 ‘코리아노사우루스’에 참여하면서 언젠가 이 이름을 붙인 공룡을 세계에 보여주겠다고 생각했죠. 꿈을 실현하게 돼 무척 기쁩니다.”

허민 전남대 교수(한국공룡연구센터장·사진)는 3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코리아’라는 명칭이 들어간 공룡이 어떻게 탄생했는지 밝혔다. 그는 2003년 5월 전남 보성군 공룡알화석지에서 발굴한 ‘코리아노사우루스 보성엔시스’의 실물 모형을 최근 공개해 화제가 된 인물이다.

“예전부터 한국을 알릴 수 있는 공룡을 발굴하고 싶었어요. ‘코리아노사우루스’란 이름을 계속 마음에 뒀죠. 보성에서 발굴한 공룡화석을 지난달 독일의 고생물학회지에서 신종으로 인정받았는데 이 공룡에 그 이름을 붙였어요.”

허 교수는 과학동아 2005년 7월호에 주요 필자로 참여해 당시 발굴한 속이 빈 공룡알, 하드로사우루스 등 귀중한 화석을 공개했다. 그는 “기사가 나간 당시 고등학교 1학년이었던 한 학생이 연구실까지 찾아오기도 했다”며 “특집 기사가 한반도의 공룡을 새롭게 조명하고 대중의 관심을 모으는 큰 계기가 됐다”고 밝혔다.

코리아노사우루스 특집이 실린 과학동아 2005년 7월호 표지.
코리아노사우루스 특집이 실린 과학동아 2005년 7월호 표지.
코리아노사우루스는 길이가 약 2.4m인 소형 조각류 공룡으로 목뼈 갈비뼈 척추 등 50여 점의 화석이 발굴됐다. 약 8500만 년 전 한반도에 살았던 초식 공룡이다. 힙실로포돈류인 줄 알았지만 허 교수는 7년 동안 연구를 진행하며 네 발로 걸으면서 땅을 파는 습성이 있는 새로운 공룡이라는 것을 확인했다. 코리아노사우루스는 생물을 분류하는 기준 중 ‘속명’이다. 이 명칭은 EBS가 2008년 방영한 ‘한반도의 공룡’ 프로그램에서도 사용됐다.

“요즘 공룡의 연골 화석에서 DNA를 뽑아내 새와 공룡의 진화 과정을 유전자로 밝혀내는 연구를 시작했어요. 영화 ‘쥬라기공원’ 비슷하죠. 사실 화석에서 DNA를 뽑아내는 게 굉장히 어려워요. 그래도 한국 공룡을 통해 세계적인 연구 성과를 내고 싶습니다.”

김상연 동아사이언스 기자dre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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