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손에 세균이… 60%>40%>20%

  • 입력 2008년 4월 28일 02시 59분


■일상생활 속 세균감염 어떻게 막나

칫솔질할때 혀 같이 닦으면

병원성균 99% → 29% 감소

휴가때 콘택트렌즈 관리소홀

감염노출 가능성 15배 증가

기온이 점점 올라가면서 세균이 증식하기 좋은 환경이 되어 가고 있다. 건강할 때는 세균이 큰 위협이 되지 않지만 면역력이 떨어지거나 날이 따뜻한데도 위생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아 세균이 크게 증식하면 각종 질병에 걸리기 십상이다.

일상생활에서 흔히 발생하는 세균 감염 관련 실수는 무엇인지, 세균 감염 때문에 질병에 걸리는 불상사를 막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아본다.

○ 손 씻을 때 세정제 사용 31% 불과

우리 몸 중 각종 유해 세균과 가장 많이 접촉하는 부위는 손이다. 손은 식중독과 세균성 이질, 콜레라, 유행성 눈병 등 각종 전염성 질병을 옮기는 ‘질병의 온상’이다.

하지만 한국인들의 손 위생 인식은 여전히 낮은 편이다. 대한의사협회가 전국 7대 도시 1064명을 조사한 결과 화장실 사용 후 주위에 ‘보는 눈’이 없으면 44.2%가 손을 씻지 않고 그냥 나오는 것으로 나타났다.

손을 씻을 때 세정제를 이용하는 사람은 이보다 더 적은 31.1%에 불과했다. 백경란 삼성서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손에 남는 균은 손을 안 씻을 때 60%, 물로만 씻을 때 40%, 비누를 사용했을 때 20% 정도로 차이가 크다”며 “손을 씻을 때는 10∼15초간 비누로 꼼꼼히 씻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외출 후에는 꼭 손을 닦아야 하며 오래된 책이나 돈을 만진 후에도 손을 닦는 것이 좋다. 복통의 원인인 살모넬라, 시겔라 등 식중독균이 있기 때문이다. 컴퓨터, 키보드, 마우스 등에도 많은 양의 세균이 번식하고 있으므로 반드시 손을 씻도록 한다.

○ 혀에 530여 가지 세균 살아

이를 닦을 때 혀도 함께 닦지 않으면 심한 냄새가 날 뿐 아니라 충치와 잇몸질환이 생길 수 있고 심하면 뼈엉성증(골다공증)까지 유발한다.

하지만 혀를 제대로 닦는 사람은 절반 정도에 불과하다. 서울대 치과병원 연구팀이 성인 49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혀를 닦는 사람의 비율은 절반에 불과한 53%인 것으로 조사됐다.

혀에는 530여 가지의 세균이 살고 있는데, 혀를 닦지 않을 경우 세균의 99%가 병원성 균으로 채워지며, 혀를 닦을 경우에는 29%까지 줄어든다. 이 세균이 잇몸질환과 충치를 유발한다. 또 치주질환을 일으키는 세균 가운데는 치조골 소실을 유발하는 균도 있어 이 균들이 뼈엉성증을 가져온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된 바 있다.

혀를 닦으려면 칫솔을 혀뿌리 쪽 3분의 1 부분에 대고 짧고 가볍게 3∼5회 혀 앞쪽으로 쓸어내리면 된다.

○ 콘택트렌즈 문질러 세척해야

한 안과제품제조 업체가 아시아태평양지역 7개국 렌즈 착용자 7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49%만 매일 렌즈를 문지르고 세척하는 올바른 렌즈 관리법을 따르고, 31%만 매일 렌즈 케이스를 청결하게 관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렌즈 착용자들이 겪는 눈 질환의 3분의 1은 부적절한 렌즈 관리 때문에 발생한다. 오염된 렌즈를 착용하면 각막염이 생길 수 있고 심하면 시력을 잃기도 한다. 특히 휴가 기간에는 감염에 노출될 가능성이 15배로 증가한다. 휴가를 떠난 사람들은 렌즈를 오랜 기간 착용하거나 오염 관리에 소홀해지기 때문이다.

렌즈 관리를 제대로 하려면 렌즈 관리 용액에 렌즈를 보관하고, 렌즈를 보관하기 전 약 10초간 렌즈 양면을 손끝으로 부드럽게 문질러 세척하거나 과산화수소용액으로 소독해야 한다.

브라이언 홀든 호주 안과연구소 교수는 “콘택트렌즈를 약 10초간 문지르고 세척하는 과정을 거쳤을 때 렌즈 표면의 미생물 잔여 개체 수는 약 99%까지 감소한다”고 밝혔다.

날씨가 더워 물놀이를 하려 한다면 물안경을 착용해 물이 눈에 들어가는 것을 막는 것이 좋다. 기온이 올라가면 물기와 열기로 인해 박테리아가 증가하기 좋은 여건이 되기 때문이다.

김현지 기자 nuk@donga.com

▼애완동물과 뽀뽀해도 살모넬라균 감염돼요▼

애완동물은 겉으론 깨끗해 보이지만 많은 세균을 달고 다닌다. 특히 살모넬라균 같은 병원성 세균은 주로 개, 고양이 등의 입을 통해 감염되기 쉽다. 살모넬라균은 두통과 열, 구토를 일으키는데 어린이가 감염되면 고열과 탈수 현상이 생기며 패혈증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심하면 혈액을 따라 눈에 침투한 살모넬라균 때문에 실명할 수도 있다. 흔치는 않지만 캄필로박터에 의한 식중독도 동물을 통해 발생하게 된다.

애완동물과 지나친 신체 접촉은 피하는 것이 좋고, 기생충에 의한 세균감염도 막으려면 최소한 2개월에 한 번씩 구충제를 먹여야 한다. 또 동물을 만진 뒤에는 반드시 손을 씻어야 한다.

고양이의 대변으로 배출되는 기생충 ‘톡소플라스마’는 세균은 아니지만 임신부는 조심해야 한다. 톡소플라스마는 임신부에게 전염된 뒤 태반을 뚫고 태아까지 감염시켜 태아의 뇌에 석회 침착을 일으키거나 망막에 염증을 일으켜 시각장애를 일으킬 수도 있다.

김현지 기자 nu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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