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자컴퓨터 기초기술 국내서 개발

  • 입력 2007년 12월 7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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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장 용량이나 계산 속도가 월등한 미래형 컴퓨터인 분자컴퓨터를 만드는 데 필요한 기초기술이 개발됐다.

이화여대 나노과학부 윤주영, 박성수 교수팀은 “형광신호를 내는 화학물질을 이용해 미세한 칩 위에서 자동으로 계산해내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빛을 쪼였을 때 산성이면 붉은색, 중성이면 초록색 형광을 내는 두 가지 화합물을 만들었다. 이들 화합물을 녹여 수백 nm(나노미터·1nm는 10억분의 1m) 크기의 칩에 흐르게 한 다음(미세유체시스템) 형광이 나타날 때는 1, 나타나지 않을 때는 0의 값을 할당했다. 00, 01, 10, 11 등 형광색 변화의 조합에 따라 각각 다른 연산을 하도록 지정하면 복잡한 수학식도 계산할 수 있게 된다.

윤 교수는 “분자 하나의 미세한 변화를 포착해 연산을 하는 이 기술을 응용하면 나노미터 크기의 칩도 얼마든지 만들 수 있다”며 “이런 분자연산 기술을 실제로 미세유체시스템에서 구현한 것은 세계에서 처음”이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또 이 칩에 생체 내 단백질인 트랜스페린과 구리이온을 넣어 봤다. 그 결과 구리가 트랜스페린에 결합할 때 형광이 증가하는 것을 확인했다.

윤 교수는 “과량의 구리가 알츠하이머병을 일으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최근 알려졌다”며 “뇌세포에 있는 구리이온 농도를 형광을 이용해 몇 분 내에 측정하는 정신질환 진단기기도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임소형 동아사이언스 기자 sohy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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