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사타구니 가려움증에 웬 무좀약?

  • 입력 2005년 12월 8일 02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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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타구니 가려움증으로 고생하는 남성이 적지 않다. 가려움증도 문제지만 긁는 것도 민망하기 때문이다.

땀이 많은 여름에 더 잦기는 하지만 겨울에도 이런 남성은 흔히 보인다. 많은 사람들이 이를 습진으로 오해하지만 ‘완선’이라는 병이다. 이 역시 무좀균의 ‘소행’이다. 원래 남녀 구분 없이 모두 생기지만 해부학적 구조 때문에 남자에게서 더 자주 보이는 것이다.

완선을 습진으로 잘못 알고 치료할 경우 십중팔구 덧난다. 습진일 때는 보통 부신피질호르몬제가 들어있는 약을 쓰는데 병을 고칠 요량으로 남용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 호르몬은 오히려 곰팡이의 성장을 돕는 역할까지 하기도 한다.

완선일 때는 보통 피부에 각질이 생기며 붉은 기운이 감돈다. 또 중앙부보다는 주변부가 더 많이 부어오르는 경향이 있다. 심하면 항문 부위까지 전염될 수 있다. 완선 역시 무좀과 마찬가지로 처음부터 심하게 가렵지는 않다. 다만 초기에 처치를 잘 하지 못했기 때문에 가려워 긁게 되고, 그러면서 피부가 물러져 상처가 덧나는 단계를 밟는 것이다.

대체로 발에 무좀이 있는 사람일수록 완선에도 잘 걸린다. 이유가 있다.

무좀균이 스스로 이동하지는 않는다. 대부분 잠을 자면서 자기도 모르게 사타구니를 긁는 경우가 많은데 이때 무좀균이 손을 타고 옮아가는 것이다.

완선을 없애려면 무좀 치료와 동일하게 항진균제 연고를 바르면 된다. 이 또한 씻고 완전히 말린 뒤에 연고를 발라야 하며 축축한 상태에서 약을 바르면 더 악화될 가능성도 있다.

무엇보다 자주 씻고 물기를 완전히 없애주는 게 좋다. 그러나 상처 부위에 파우더를 뿌리는 것은 좋지 않다. 만약 진물이 나올 경우 파우더를 바르면 서로 엉겨 또 다른 피부병으로 악화될 수도 있다.

예방이 최선이다. 우선 앞서 밝힌 대로 청결이 기본이다. 매일 씻도록 하자.

이어 팬티를 바꾸는 게 좋다. 착 달라붙는 삼각팬티보다는 사각팬티를 입었을 때 땀이 덜 난다. 또 같은 자세로 오래 앉아있으면 사타구니가 쉽게 축축해질 수 있기 때문에 자주 일어서거나 자세를 바꾸도록 하자.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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