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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단호히 거절했다. 정권과 조금이라도 연관된 것만으로도 질색이었다. 공부하는 진짜 재미를 알아가던 시절이었다. 논문만 마무리되면 일류대 교수 자리도 보장돼 있었다. 그런데, 그런데 말이다. 30대의 나이에 일국의 수도를 설계할 수 있는 기회가 왔다는 사실에 흥분을 감출 수 없었…
이지훈(36) 김경희 씨(41) 부부는 첫째 딸 서윤(6)이만 보면 마냥 웃음이 나온다. 간단히 말해 ‘기도발’로 태어난 아이니까. 적어도 부부는 그렇게 믿고 있다. 2004년 초 결혼한 부부는 누구보다 아이를 간절히 원했다. 그렇지만 아이는 쉽게 생기지 않았다. 날짜 맞추기, 식단 …
얼마 전 시작한 스마트폰 속 ‘페이스북’은 계속 놀라움을 안겨준다. 엄청나게 많은 사람이 다른 이들과 새로운 방식으로 대화하며 서로를 알아가고 있었다. 그런데 대화의 방식은 새롭지만, 서로를 알아간다는 것 자체는 예전과 차이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름 찾기와 ‘좋아요’ 클릭으로 나…
김철수 씨(26)는 경기 구리시에서 성남시로 출근하는 직장인이다. 버스와 지하철을 번갈아 타고 출퇴근을 한다. 집에서 직장까지 걸리는 시간은 한 시간 반 남짓. 그런데 몇 달 전부터 고민이 생겼다. 출퇴근 시간을 그냥 흘려보내는 게 아까워 책을 한 권 들고 다니기 시작했는데, 그것이 …
아들이 여섯 살이었던 1993년 겨울, 전북 부안의 격포 바닷가로 가족 나들이를 떠났습니다. 엄마의 손을 잡고 물이 빠진 바닷가를 둘러보던 아들이 갯벌 한가운데 쪼그리고 앉았습니다. 갯벌에 무수하게 나 있는 숨구멍이 신기했던 모양입니다. 한창 호기심이 왕성한 나이인 아들, 아들과 함께…
《 말 그대로 엄동설한이다. 영하 15도 안팎의 강추위가 수시로 찾아온다. 스멀스멀 옷깃을 파고드는 한기(寒氣) 앞에서는 천하장사라도 어깨를 움츠릴 수밖에 없다. 예나 지금이나 추위를 가장 많이 느끼는 사람은 군인들이다. 적과 팽팽하게 대치하는 국경의 병사들은 더욱 그렇다. 아무리 따…
#1 우리 집에 자가용이 생긴 건 내가 중학교 때였을 거다. 가뜩이나 말수가 적었던 난 형이 모는 차를 타면 침묵과 공상의 세계로 더 깊이 빠져 들었다. 카오디오로 듣는 음악은 환상적이었다. 밀폐된 작은 공간에서 끝없이 몰아쳐 오는 음향의 파도는 고막과 숨통을 조여 왔다. 내 뇌를 전…
《 떡 좋아하는 사람은 많아도 죽 좋아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떡은 경사스러운 날 축하하는 의미로 해 먹고 제사상, 고사상에도 올라간다. 그러나 죽은 소화력이 떨어진 노약자나 아픈 사람 그리고 가난한 이들이 먹는 음식으로 인식돼 왔다. 똑같이 곡류로 만든 음식이지만 떡과 죽에 대한 사…
나체의 여인은 침대에 누워 잠들었다. 그 옆에 앉아 있던 누런 강아지가 피아노 소리에 이끌려 옆방으로 향한다. 강아지는 피아노를 연주하는 쿠바 청년 ‘치코’를 향해 꼬리를 흔든다. 그가 강아지에게 말한다. “안녕, 릴리. 마음에 드니?” 청년은 피아노 위에 놓인 악보에 연필을 가져가…
빠찡꼬는 사행성 게임이지만 일본에선 국민 오락이다. 빠찡꼬 잘하는 법을 다룬 책과 잡지가 수백 권이 있다. 인터넷에는 동호회와 연구회가 넘쳐난다. 빠찡꼬를 주제로 한 TV 프로그램도 있다. 연중무휴로 2만 개의 가게에서 400만 대의 게임기가 돌아간다. 그 결과 2000만 명이 연간 …
불가에서는 스님이 입적을 하면 화장을 한다. 화장 뒤 나온 사리는 탑을 세워 안치하는데, 이를 승탑(僧塔)이라 부른다. 예전에는 부도라고 부르기도 했는데, 이는 잘못된 용어다. 부도란 원래 부처를 지칭하는 말로, 일제강점기 때 주인 없는 승려의 묘를 뜻하는 말로 쓰이다 굳어졌다고 한다…
![[O2/이 한줄]불행이 오지 않길 바랄 수밖에](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13/01/04/52067792.1.jpg)
자동차 담당 기자를 1년 반 넘게 하고 시승기도 여러 건 써봤지만 막상 운전을 별로 내키지 않아 하는 편이다. 주변에 딱히 윤화(輪禍)를 입은 지인도 없는데, 어렸을 때부터 자동차를 무서워했다. 내가 피해자가 되는 것보다는 가해자가 되는 게 더 두렵다. 가끔 인터넷에 올라오는 끔찍한 …
![[O2/LIFE]1인치의 영롱한 신사, 보는 순간 반할 걸요!](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13/01/04/52067601.1.jpg)
새우튀김, 새우수프, 새우버거, 새우찜, 새우탕, 새우깡…. 톰 행크스 주연의 영화 ‘포레스트 검프(1994년)’에는 매일같이 새우요리 얘기를 꺼내는 새우 마니아가 등장한다. 검프는 그 친구에게 영감을 받아 새우잡이 배 ‘제니(Jenny)’호를 타고 첫 번째 대박을 이뤄 낸다. 물론 …
![[O2/인터뷰]高1 허참, 성우 흉내내며 책 읽자 교실 웃음바다로](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13/01/04/52067334.1.jpg)
수업이 시작되기 전부터 교실에는 지루한 분위기가 역력했다. 이날은 부러진 바늘에 대한 한 부인의 애통한 심경을 담은 고전수필 ‘조침문(弔針文)’ 관련 수업이 있는 날이었다. 1965년 60명 가까운 남학생들로 가득한 부산 영남상고(현 부산정보고) 교실. 그곳에서 부인과 바늘에 관한 이…
![[O2/커버스토리]도쿄 커피神 앞에서 무너지다](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13/01/04/52067355.1.jpg)
《 동아일보 주말섹션 ‘O₂’가 서울 마포구에서 작은 커피집을 운영하는 구대회 씨(39)의 일본 커피 수행(修行)기를 싣습니다. 잘 다니던 회사를 나와 커피의 세계에 빠진 구 씨는 지난해 12월 17∼27일, 일본 나가사키(長崎), 교토(京都), 도쿄(東京)의 30∼70년 된 카페들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