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내로 독립 시위 번지는 까닭은?

  • 입력 2008년 3월 18일 02시 58분


쓰촨-간쑤-칭하이-윈난도 옛 티베트 땅

티베트인 300여만명 생활

자치구와 거주 면적 비슷

중국 쓰촨(四川), 간쑤(甘肅), 칭하이(靑海) 성에서도 티베트의 분리 독립을 위한 대규모 봉기가 잇따르는 이유는 뭘까.

16일 동조시위가 발생해 8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진 쓰촨 성의 아바(阿패), 그리고 간쑤 성의 란저우(蘭州)는 티베트 라싸(拉薩)에서도 1000∼2000km씩 떨어진 지역이다. 하지만 쓰촨 간쑤 칭하이 윈난 성 가운데 해발 2000∼4000m인 고산지대는 모두 티베트인의 생활지역이다. 특히 칭하이 성의 80%는 티베트인 거주지다.

티베트자치구 인구는 284만 명. 그러나 자치구 밖에서 티베트 고유 종교인 라마 불교를 믿으며 티베트의 고유생활 방식인 유목을 하는 티베트인은 이보다 많은 300여만 명에 이른다. 이들의 거주 면적 역시 티베트 자치구와 비슷한 120만 km²다.

이들 지역이 티베트자치구와 분리된 때는 1950년 11월. 중국 정부는 그 해 10월 인민해방군을 동원해 티베트를 무력으로 점령한 뒤 티베트의 절반을 분할해 칭하이 쓰촨 윈난 간쑤 성에 나눠줬다.

중국 정부는 이어 1965년 9월 티베트인을 위한 자치구를 출범시켰지만 이들 지역에 분할해준 지역은 자치구에 포함하지 않았다. 중국이 이 지역을 자치구에서 떼어낸 것은 황허(黃河) 강과 창장(長江) 강의 원류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라는 설이 적지 않다. 티베트인을 분리해 통치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인도의 다람살라에 망명 중인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73)는 중국 정부에 ‘고도의 자치’를 요구하면서 본래 티베트인의 거주 지역이던 ‘다짱취(大藏區)’를 모두 자치구역에 넣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완전한 독립을 포기하는 대신 자치구역이라도 원래대로 회복시켜 달라는 주장이다.

그러나 중국 정부는 이를 단호하게 거부하고 있다. 중국에 편입된 지 반세기가 지났지만 여전히 똑같은 생활을 하는 티베트인들을 한데 묶어놓을 경우 독립운동이 더욱 거세질 게 불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농경문화의 한족(漢族)과 달리 이들 지역은 유목만이 가능한 데다 다른 민족들은 쉽게 적응하기 힘든 고산지대여서 이들 지역의 티베트인을 한족 문화에 동화시키는 것 역시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베이징=하종대 특파원 orion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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