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크루그만-삭스교수,「東아시아 고도성장」논쟁 관심

  • 입력 1997년 10월 13일 20시 06분


한국 등 동아시아 국가들이 고도성장을 계속할지 여부를 놓고 세계적으로 저명한 경제학자 두사람이 열띤 논쟁을 벌여 관심을 모으고 있다. 경제성장론의 대가인 피터 크루그만교수(미국 MIT대)는 최근 미국의 시사주간지 「타임」 등에 기고한 글에서 『동아시아 국가들의 고도성장 원동력은 기술 진보나 생산성 향상이 아닌 노동이나 자본 등의 투입량 증가』라면서 『노동 등의 투입량 증가가 조만간 한계에 도달, 경제성장세 둔화가 필연적이다』고 주장했다. 그는 『아시아에서만은 고성장이 무한정 지속될 것이라고 보는 「아시아예외론」은 어리석고 위험한 발상』이라고 지적했다. 크루그만교수는 『동아시아국가들이 「아시아예외론」에 빠져 무모한 대규모 투자계획을 추진하였으며 취약한 금융제도에 대한 국제통화기금(IMF) 등의 개선 건의를 무시, 통화위기를 자초했다』고 분석했다. 이에 비해 경제체제 전환에 관한 전문가인 제프리 삭스교수(미국 하버드대)는 「타임」 기고에서 『동아시아 국가들은 최근 재정긴축 등 국제경쟁력 회복에 필요한 개혁을 추진중』이라면서 『이같은 개혁을 바탕으로 향후 10년간 중국과 동남아 국가들은 6%를 상회하는 고성장을 지속하고 한국 등 신흥공업국도 4∼5%의 견실한 성장을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삭스교수는 이에 따라 아시아의 국내총생산(GDP)이 세계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현재 40%에서 21세기초에는 50% 이상으로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동아시아 경제모델의 강점은 완벽성이 아니라 실용성과 유연성』이라면서 『지금까지 동아시아 국가들이 정책적 과오를 범하기도 했지만 시장여건의 변화를 잘 파악, 적절히 대처해왔다』고 설명했다. 〈천광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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