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랑과도 같은 인생을 돌아보며…‘아무튼, 로드무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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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년 8월 3일 17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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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아무튼, 로드무비’. 사진제공|위고
도서 ‘아무튼, 로드무비’. 사진제공|위고
10대 시절엔 안방극장의 ‘주말의 명화’와 영화잡지를 성장의 한 자양분으로 삼았다. 주한미군방송인 AFKN을 통해 본 영화 ‘이지 라이더’의 잔향으로 영화 연출을 꿈꾸기도 했다.

대학(서강대)에선 프랑스문학과 언어를 공부하고, 프랑스 유학을 떠나 작가 조르주 페렉에 빠져 들었다.

문학과 인문학이 삶의 지향을 바꾸게 했지만 그래도 아직, 영화를 꿈꿨다.

그렇게 한국과 프랑스를 오가는 사이 자신의 인생이 일종의 ‘로드무비’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은 자연스러웠다.

풍부한 문학과 인문학적 지식을 바탕으로 영화를 바라보고 해석하며 또 다른 예술적 가치를 전해온 김호영 한양대 프랑스언어문화학과 교수는 자신의 이 같은 감상을 책 ‘아무튼, 로드무비’에 담아냈다.

‘아무튼, 로드무비’는 김호영 교수가 ‘영화 이미 지학’, ‘프랑스 영화의 이해’, ‘영화관을 나오면 다시 시작되는 영화가 있다’ 등 저서를 통해 드러내온 영화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의 연장선상에 있다.

하지만 ‘아무튼, 로드무비’는 이전의 저서와는 조금 다른 결로써, 어디론가 향하는 길 위에서 좌충우돌하는 다양한 인생의 이야기를 담아내는 로드무비 그리고 그 속에 담긴 스토리와 이미지 등을 통해 지금까지 걸어온 삶의 언저리를 되돌아보는, 웅숭깊은 산문으로 가득하다.

중학교 시절로부터 경험하고 체험하며 밟으며 지나온 숱한 길은 오늘날 ‘김호영’의 모든 것이기도 하다.

그 길 위에서 김 교수가 자신을 이입한 영화는 그에게 마치 영혼을 사로잡는 충격으로 다가온 ‘이지 라이더’를 비롯해 ‘천국보다 낯선’, ‘백색 도시’, ‘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 ‘미치광이 피에로’, ‘레닌그라드 카우보이 미국에 가다’ 등이다.

이처럼 저자가 선택한 ‘인생의 길’ 위에서 꼭 봐야 할 작품의 목록은 영화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걸작이 다수라는 점에서 ‘아무튼, 로드무비’가 일상적 산문으로서뿐 아니라 빼어난 영화비평서 혹은 문화비평서로도 손색이 없음을 말해준다.

스포츠동아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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