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 남과여④] ‘옥자’ 이후…VR 새로운 플랫폼으로 주목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6월 9일 06시 57분


영화 ‘옥자’. 사진제공|NEW
영화 ‘옥자’. 사진제공|NEW
■ 영화의 또 다른 미래

드라마 찍는 스타 감독들…영화와 TV의 경계도 붕괴

1895년 12월28일 프랑스 파리의 한 살롱에서 뤼미에르 형제가 선보인 ‘활동사진’을 그 기원으로 삼는 영화는 122년 동안 관객의 판타지를 끝없이 자극하는 가장 대중적인 매체이자 콘텐츠가 됐다. 핵심 중 하나가 영상 기술이었다. 영화는 이제 3D, 4D를 넘어 가상현실(VR)로까지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영화와 게임기술이 손을 잡고 헤드셋 기기를 통해 360도의 시야각으로써 3차원의 현실을 체험하게 해주는 VR이 영화의 또 다른 플랫폼이자 콘텐츠가 된 셈이다.

5월 열린 제70회 칸 국제영화제는 그 상징적인 무대가 됐다. 올해 칸 국제영화제는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 감독이 만든 6분짜리 단편 VR영화 ‘살과 모래’를 선보였다. 사막을 넘어 미국으로 향하는 이민자들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는 이전과는 전혀 새로운 방식의 작품이었다.

미국 선댄스영화제도 이미 1∼2년 전부터 VR영화를 소개하는 섹션을 펼치고 있다. 나아가 8월 열리는 이탈리아 베니스 국제영화제는 사상 처음으로 VR영화 경쟁부문을 신설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의 일부 감독도 출품을 노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박진형 부산국제영화제 프로그래머는 “VR영화는 새로운 감각적 체험으로 현실을 새롭게 바라보게 한다”면서 “이 같은 새로움을 적극 활용하는 새로운 예술방식에 대한 접근이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헤드셋 기기를 통해 체험해야 하는 특성상 관람 여건이 좋지 않고 분량 또한 길어야 20여분에 그치는 경우가 많아 “물리적 여건의 한계와 실용적 제약”이 존재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칸 국제영화제가 TV드라마에 주목한 것도 관심거리다. 데이비드 린치 감독의 ‘트윈 픽스’와 제인 캠피온 감독의 ‘탑 오브 더 레이크:차이나 걸’이 그렇다. 칸 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자들이기도 한 이들의 작품에 대해 티에리 프레모 칸 국제영화제 예술감독은 “TV시리즈라도 고전 예술로서 영화적 방식을 사용한다”고 설명했다.(코비즈 뉴스레터)

박 프로그래머는 “TV산업이 영화의 그것보다 규모가 훨씬 크고 다양한 플랫폼을 생성시키며 진화하고 있다”면서 “무엇보다 두 사람처럼 스타급 감독들이 잇따라 TV로 향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영화와 TV의 경계가 어느새 사라져가고 있다는 설명이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