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흑해곡물협정 중단, 국내 영향 제한적…급등시 금융 지원”

  • 뉴시스
  • 입력 2023년 7월 27일 14시 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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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식품부, 곡물협정 중단 국제곡물 수급 점검
"밀·옥수수 국제가격 상승 압력 당분간 지속"

정부가 흑해 곡물 협정 중단과 관련해 밀, 옥수수 등 국제 곡물 가격 상승 압력이 있겠지만, 국내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했다. 가격 급등세가 지속되면 금융·세제 등을 신속히 지원하겠다는 방침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최근 발생한 흑해 곡물 협정 중단에 대응해 27일 민간업계, 전문가들과 함께 국제 곡물 수급 상황 및 국내 영향을 점검했다고 밝혔다. 이날 회의에는 곡물 유통업계, 제분·사료업계 등 관련 기업들과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등이 참석했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부터 안정세였던 국제 곡물 가격은 지난 17일 흑해 곡물 협정 중단으로 상승 압력을 받고 있다. 특히 우크라이나의 주요 생산 품목 중 하나인 밀 국제 선물가격은 협정 중단 이후 최근 상승세를 보였다.

흑해 곡물 협정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에도 우크라이나가 흑해 항구에서 곡물을 수출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합의다. 지난해 7월 유엔과 튀르키예의 중재로 타결된 이후 60일 단위로 연장해 왔지만, 러시아는 이를 종료하겠다고 밝혔다.

업계와 전문가들에 따르면 흑해 지역 불안정성에 따른 국제가격 상방 압력은 당분간 계속되겠지만, 작년 수준의 급등세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봤다. 올해 밀, 옥수수의 전 세계 생산 전망이 양호하고 육로를 통한 우회 수출도 일부 가능하기 때문이다.

미국 농무부에 의하면 2023~2024년 세계 밀 생산량은 전년보다 0.8% 증가하고 옥수수도 6.3% 늘어날 전망이다. 우크라이나의 밀·옥수수 생산·수출 전망이 전쟁 전보다 이미 낮아진 상태라는 점도 상승폭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농식품부는 “협정 중단이 국내 수급에 직접적으로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전망”이라며 “흑해협정을 통한 수입 물량이 올해 없고 국민 식생활과 밀접한 제분용 밀은 우크라이나가 아닌 미국, 호주, 캐나다에서 수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내 제분·사료업계는 향후 6개월분까지 원료를 확보해 대응 여력을 갖추고 있다”고 부연했다.

다만 국제 곡물 가격이 작년 수준으로 급등해 장기화할 경우 내년 밀가루 가격 상승 등 물가 영향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에 정부는 흑해 협정 중단 등 국제 곡물 불안정성 확대에 대응해 국제 곡물 가격과 해외 동향 등을 일 단위로 면밀하게 모니터링하고 위기 시 원료구매 자금 금리 인하 등 금융·세제지원을 신속하게 실시할 계획이다.

전한영 농식품부 식량정책관은 “지난해 예상치 못했던 전쟁 상황에서도 제분업체 등 민간과 힘을 합쳐 국내 밀가루 가격을 안정시켰던 경험이 있었던 만큼 위기 재발 시 국내 물가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신속하게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세종=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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