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국내 새 차값 3년새 1200만원 껑충… 평균 5000만원 넘봐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2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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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승용차 평균 가격 4806만원
매년 10% 안팎 올라 3년간 32%↑
SUV-수입-전기차 등 고가車 늘어
올해 평균 5000만원 돌파 가능성

국내 신차 평균 가격이 3년 새 약 1200만 원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신차 가격은 매년 10% 안팎으로 치솟으면서 대당 4000만 원 후반 선으로 뛰어올랐다. 완성차 업체들이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고급 브랜드 도입 등 ‘고가 전략’을 적극적으로 구사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23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와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신규 등록된 승용차의 평균 가격은 4806만 원이었다. 자동차를 구입할 때 소비자가 부담해야 하는 개별소비세와 교육세, 부가가치세까지 포함된 금액이다. 2021년 신규 승용차 평균 가격이었던 4444만 원보다 8.1% 오른 것이다. 이 추세대로라면 올해 승용차 평균 가격은 5000만 원을 돌파할 가능성이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대유행하기 직전인 2019년 승용차 평균 가격이 3620만 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3년 사이 1186만 원 비싸졌다. 3년간 32.8%가 상승했다. 연평균 9.9%씩 오른 셈이다. 통계청이 공표하는 연간 소비자 물가상승률은 2020년 0.5%, 2021년 2.5%, 2022년 5.1%였다.

세단과 SUV 모두 가파른 가격 상승세를 보였지만 SUV의 상승률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부가가치세를 제외한 세단과 SUV의 2019년 평균 가격은 각각 3287만 원과 3296만 원이었다. 지난해 세단은 4309만 원으로 오르며 9.4% 올랐고, SUV는 같은 기간 4424만 원으로 상승하며 상승률 10.3%를 나타냈다.

수입차, 전기차, SUV 등 고가 차량이 늘어난 것이 승용차 평균 가격 상승의 배경이 된 것으로 보인다. 국토부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시장서 신규 등록된 승용차는 총 148만130대로 2021년(143만1002대) 대비 줄었다. 반면 수입차 판매량은 2022년 28만3435대로 2021년(27만6146대) 대비 2.6% 증가했다. 차량 가격 1억5000만 원이 넘는 초고가 수입차가 2021년(1만9030대)보다 약 28% 늘어난 2만4356대 팔렸다. 신규 등록된 전기 승용차도 지난해 12만3942대를 기록해 1년 전 7만1529대보다 73.3% 증가했다.

완성차 업체들은 지난해 상반기(1∼6월)까지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으로 인해 심각한 생산 차질을 겪었다. 여기에 리튬 등 배터리 원자재, 자동차용 철강 등의 가격이 가파르게 올라 원가 부담이 커졌다. 이에 업체들은 차량 판매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고가 차량 위주로 라인업을 재편하거나 판매 단가를 인상하는 방식으로 대응했다. 하반기(7∼12월) 반도체 공급난이 완화된 뒤 판매량마저 회복세를 보이면서 현대자동차와 기아 등은 연간 기준 역대 최대 영업이익을 냈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카플레이션(자동차+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신차 가격 상승세가 당분간 꺾이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완성차 업체들은 기아 EV9과 같은 전기 SUV나 하이브리드차량 등 고가의 친환경차를 선보이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신차 평균 가격이 또 오를 수 있다는 얘기다.

한편으로는 경기 부진, 금리 인상 등으로 인해 소비자들의 소비 여력을 대폭 꺾인 만큼 완성차 업체들이 가격을 계속해서 올리기 부담스러운 상황이라는 관측도 있다. 최근 중고차 가격이 빠르게 하락한 만큼 신차 가격 상승세에도 제동이 걸릴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이건혁 기자 gun@donga.com
#승용차 평균 가격#suv#전기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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