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빠른출고+캐스퍼’ 경차 인기…올해 10만대 벽 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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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년 4월 18일 15시 5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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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의 ‘캐스퍼 밴’. (현대차 제공) 2022.2.3/뉴스1
현대자동차의 ‘캐스퍼 밴’. (현대차 제공) 2022.2.3/뉴스1
침체됐던 경차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캐스퍼’ 효과로 부활 조짐을 보이던 경차 시장은 최근 고유가에 빠른 출고 등을 앞세워 판매량을 크게 늘리고 있다.

18일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 국내 시장에서 경차는 총 3만278대 판매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9.9% 증가한 수준이다. 같은 기간 소형차는 30%, 준대형차는 18.4% 줄어드는 등 전체 자동차 판매량이 4.1% 뒷걸음질 친 것과 비교하면 두드러진 증가세다.

한국 경차 시장을 이끄는 모델은 현대차의 ‘캐스퍼’다. 캐스퍼는 1분기 1만1036대 팔리며 국내 승용차 판매순위 10위에 이름을 올렸다. 기아의 레이 판매량도 같은 기간 전년 동기 대비 63% 증가한 1만222대를 기록하며 캐스퍼를 바짝 뒤쫓았다. 기아의 모닝은 6729대, 한국GM의 스파크는 1748대 팔렸다.

한국은 흔히 ‘소형차의 무덤’이라고 불릴 만큼 경차가 외면 받아왔다. 한때 ‘국민차’로 인기를 끌었으나 최근 몇해 차체 크기가 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인기를 끌며 경차는 국내 시장에서 설 자리를 잃었다. 그 결과 경차 판매량은 지난해까지 7년 연속 감소했고 2020년 이후에는 2년 연속 10만대의 벽을 넘지 못했다.

기아의 ‘레이’.  (기아 제공) 2021.7.5/뉴스1
기아의 ‘레이’. (기아 제공) 2021.7.5/뉴스1
외면받던 경차가 최근 인기를 끌기 시작한 이유로는 고유가와 빠른 출고, 캐스퍼 효과 등이 꼽힌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촉발한 국제 유가 상승으로 국내 주유소 휘발유 가격이 리터당 2000원을 넘나들면서 상대적으로 연비가 높은 경차 선호도가 높아졌다. 캐스퍼의 복합연비는 14.3km/ℓ이다. 모닝은 15.7km/ℓ, 스파크는 15km/ℓ, 레이는 13km/ℓ다. 그랜저와 K7의 연비가 11.9km/ℓ라는 점을 감안하면 경차의 연비 효율이 20% 이상 높은 셈이다.

빠른 출고도 경차의 부활을 앞당기고 있다.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에 중대형 신차 등 인기 차종의 경우 1년 이상을 대기해야 하지만 경차는 대부분 3개월 안에 신차를 받을 수 있다. 4월 납기표에 따르면 모닝 신차 대기시간은 1개월, 레이와 캐스퍼의 경우 3~4개월이다.

‘캐스퍼 효과’도 무시할 수 없다. 광주형 일자리 모델에서 탄생한 캐스퍼는 현대차가 19년만에 내놓은 경차로 사전계약부터 ‘대박’을 터뜨리며 국내 경차 시장을 견인하고 있다. 지난해 9월 162대로 출발한 캐스퍼는 10월 1733대, 11월 4008대, 12월 3983대로 4개월 만에 누적 판매량 1만대를 넘어섰다. 올해 1월에도 4186대, 2월 3337대, 3월 3513대를 판매하며 누적 판매량은 2만922대를 기록했다.

군불이 지펴진 경차 시장의 추세가 이어질 경우 올해 경차 판매량이 3년만에 10만대의 벽을 넘을지도 관심이다. 1분기까지 누적 판매량은 3만278대로 연말까지 이 흐름이 지속되면 10만대 이상의 연간 판매량을 기록할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국내 완성차 5개사의 경차 판매량은 9만5267대로 전년(9만6232대)보다도 못했다.

김필수 대림대 교수는 “그동안 침체됐던 경차 시장이 캐스퍼 등 효과로 긍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다”며 “캐스퍼가 출시되며 소비자 선택의 폭이 넓어졌고 특히 캐스퍼는 경형 SUV로 경차이면서도 SUV의 장점을 이용할 수 있는 모델이라 더욱 인기를 끌고 있다”고 했다. 이어 “캐스퍼와 고유가, 빠른 출고 등에 따라 올해 경차 시장은 좋은 흐름을 타며 3년 만에 10만대 이상의 판매량을 기록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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