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만 “코로나19 백신 공급 시기, 민간 부채 등 내년 경제 주요 변수”

  • 뉴스1
  • 입력 2020년 12월 27일 13시 23분


코멘트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지난 23일 서울 중구 대한상의 회관에서 진행된 ‘2020년 송년인터뷰’에서 취재진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대한상의 사진제공)© 뉴스1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지난 23일 서울 중구 대한상의 회관에서 진행된 ‘2020년 송년인터뷰’에서 취재진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대한상의 사진제공)© 뉴스1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코로나19 백신 공급 시기와 확대된 부채를 내년 경제에 영향을 미칠 주요 변수로 꼽으며 정부를 비롯한 주요 경제주체에 적절한 대응을 주문했다.

박 회장은 지난 23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회관에서 진행된 ‘2020년 송년인터뷰’에서 내년 경제전망을 묻는 기자단 질의에, “코로나19 백신이 얼마나 빨리 보급되느냐에 따라 회복의 속도도 나라마다 달라질 것 같다”며 최근 미국, 유럽연합, 일본 등 주요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더디다는 평가를 받는 한국의 백신 수급 계획에 대해 우회적으로 우려를 표했다.

그는 “요즘처럼 전세계적으로 하나로 연결된 공급망의 시대에 (백신공급 시기 차이로) 나라별로 차이가 나면 회복에도 영향을 받는다”면서도 “지금부터 누가 됐든 최선을 다해 대처하면 우리나라가 여태까지 방역에 성공적으로 해온 게 하루아침에 무위로 돌아갈 만큼 위기상황은 아니라고 본다. 냉정하게 대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 발병 이후 저금리, 재정지출 확대로 인한 국가 및 민간 부채 확대에 따른 면밀한 대응책 마련도 주문했다.

박 회장은 “한국은 다른 나라에 비해 아직 (부채 비율이) 낮은 편이지만, 대부분의 국가들의 부채비율이 높고 통화가 팽창돼 있는 상태”라며 “(미국 등이) 팽창된 통화 정책을 거둬들이는 과정에서 우리에게 어떤 임팩트가 있을 것인지도 우려되는 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사상 최고 수준의 민간부채도 같은 형태로, 민간부채가 많다는 것은 경기가 회복됨에 따라 디레버리징(Deleveraging)이 시작된다는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어떤 일이 일어날 것인지 상당히 경계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 회장은 “기업들의 자금사정이 좋아질 것 같지 않다”고 전망하며, “기업자금 안정대책은 상당 기간 유지돼야 하며, 기업구조조정, 즉 ‘옥석 가리기’가 계속될 텐데 부작용을 최소화할 방안이 미리 검토되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기업 구조조정으로 인한 대량 실업사태 등의 대응책 마련에 정부 등이 선제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의미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 출범과 관련해서는 “미국과 중국이 갑자기 화해모드로 가진 않을 것 같고, 한국과 미국의 관계는 예측 가능한 관계로 복귀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한일관계에 대해서는 “우선 정경분리가 됐으면 좋겠다. (수출규제 등으로 인한) 한일갈등으로 양국이 얻은 것이 없지 않느냐”며 “이제 정상적으로 복원돼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최근 국회를 통과한 경제3법(상법·공정거래법·금융복합기업집단감독법)과 관련해서는 “정치법안과 함께 처리를 해야 했느냐, 내용뿐 아니라 처리 과정도 굉장히 서운했다”면서도 “법률이 통과됐으니 소모적인 논란을 계속해서 이어가는 것보다는 법 테두리 안에서 발생할 부작용에 대해서 선제적인 대응을 해야 한다. 하위 시행규칙 등에 부작용을 막을 수 있는 대책들이 들어갔으면 좋겠다”고 했다.

경제3법 입법 과정에서 경제단체들의 단합된 목소리가 아쉬웠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경제단체별로 회원사 구성도 다르고 설립 목적도 다르다”며 “단체별로 집중해온 이슈에 따라 의견을 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경제계 대(對) 정부, 입법부 대 경제계 이렇게 대립의 구도를 만들어 놓고, 그 대립의 구도에 참여했냐 안 했느냐로 구분 짓는 것 같아 이 이슈 자체가 불편하다며 ”또 이를 경제단체 간의 불협화음이라고 하는 것은 더 불편하다“고 덧붙였다.

박 회장은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과의 2차전지 소송전이 지속되고 있는데 대한 주요 경제단체장으로서의 의견을 묻는 질의에 대해서는 ‘법 테두리 안에서의 결정이 내려진 후 중재가 가능할 것’이라는 취지로 답했다. 그는 ”저보고 중재해보라는 얘기도 있었고, 회장 간에 아는데 대국적으로 해결하라는 등 여러 이야기가 많았지만, 기업을 바라보는 눈이 선진화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어떤 형태든 법에 의한 결론이 나오고, 이를 근거로 해서 중재가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퇴임 후 계획에 대해서는 ”아직 고민해 본 적이 없다“며 ”이제는 뭘 해야 할지 고민 좀 해봐야겠다“고 했다.

두산인프라코어 회장인 박용만 회장은 2013년 8월 당시 손경식 회장의 뒤를 이어 대한상의 회장에 선임된 후 연임에 성공, 7년째 상의를 이끌어왔으며, 내년 3월 퇴임을 앞두고 있다.

‘차기 회장 선출과 관련해 현재 교감을 나누고 있거나 회장단에서 논의되는 내용이 있느냐’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는 ”여러 추측이 한도 끝도 없이 나오기 때문에 그에 대해서는 대답을 안 하겠다“라며 말을 아꼈다. 그러면서 박 회장은 ”내년 2월 넷째 주 정도 선출돼야 하는 점을 고려하면, 지금부터 한 달 정도 사이에 어떤 형태가 되든지 회장단의 중지를 모아야 한다. 그때 밝혀질 것“이라고 했다.

상의 회장으로서 7년5개월 간 일해온 소회를 묻는 질문에는 ”처음 취임사와 요즘 상의회장으로 여러 가지 말하는 것에 거의 변화가 없이 똑같은 것 같다“라며 ”이를 보면 그만큼 우리 사회가 기업과 경제에 대해 가지고 있는 문제, 기대 현상이 하나도 변화되지 않았다는 것“이라고 돌아봤다. 그러면서 ”소회라면 아마 변해야 할 것들이 더 변해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는 아쉬움, 일관되게 지켜야 할 것은 지켰다는 생각 정도“라며 ”구체적인 것은 나중에 나가는 날 인터뷰를 원하면 그때 하겠다“고 했다.

박 회장은 이날 기자단 질의에 앞선 모두발언에서는 ”올 한해 경제를 되돌아보면 ‘롤러코스터’를 탄 것 같다는 기분이 든다“며 ”굉장히 걱정했는데, 그래도 다행히 정부의 지원대책이 상당히 빨리 나와 크게 한숨을 돌렸다“고 했다.

그러면서 ”민간의 부채 문제, 자산시장 불균형 문제, 고용시장 양극화 문제는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니라 글로벌한 문제“라며 ”단지 단기적으로 위기에서 벗어났다고 좋아할 만한 상황은 아닌 것 같다, 생각이 너무 복잡한 시기“라고 언급했다.

박 회장은 ”임기 내내 ‘냄비 속의 개구리’ 이야기를 계속했다“며 ”경제를 떠받치는 법적 제도적 장치들이 상당히 낙후되어있다. 그걸 빨리 고쳐줘야 새로운 산업의 문을 열게 되고 국제적인 경쟁에 뒤지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스1)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