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묻어둔 채권상품, 수익률이 웃네요”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4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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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8년 연세대 경영학과에 입학해 같은 학과 대학원을 졸업한 유재흥 파트장은 1997년 12월 동원BNP투신운용(현 한국투자신탁운용)에 입사했다.

당시는 외환위기 직후여서 다른 회사에 지원해 합격했던 대학 동기들 가운데 일부는 입사를 취소당하기도 했던 점을 감안하면 그는 출발부터 운이 좋은 편이었다.

입사 이후 접한 채권 투자 분야도 그를 흥분시키는 새로운 세계였다. 유 파트장은 “경영대학원의 투자론 강의도 주식 중심이었기 때문에 채권에 대해서는 잘 몰랐는데, 자산운용사에 입사한 후에야 다양한 종류의 채권이 있고 채권시장도 정말 드라마틱하다는 걸 알게 됐다”고 말했다.

이후 프랭클린템플턴투신운용을 거쳐 2008년 5월 얼라이언스번스틴(AB)에 몸담았다. 다음 해 5월 다른 회사로 떠났다가 2012년 1월 다시 AB로 돌아왔다. 이전 회사에서 스트레스가 심했는데 마침 AB에서 재입사를 권유해 뒤도 돌아보지 않고 달려왔다는 것. 그는 “이전 회사에서는 해외채권 투자를 담당한 탓에 시차 관계로 밤늦게까지 시장을 들여다봐야 하는 데다 적극적으로 매매를 하다 보니 실적 부담이 심했다”고 털어놓았다.

그의 롤 모델은 오랫동안 미국 본사의 채권 최고투자책임자(CIO)를 맡고 있는 덕 피블스다. 유 파트장은 “이해관계가 다른 산하의 두 팀이 선의의 경쟁을 할 수 있도록 언제나 똑같이 힘을 실어주고 각 팀원들이 자기 목소리를 낼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그는 그야말로 살아있는 리더십 교과서”고 강조했다.

그는 개인적으로는 “부동산 재테크에서 큰 실패를 맛봤다”며 멋쩍게 웃었다. 5년 전 서울 마포구의 아파트를 팔고 인천 송도로 옮겼는데 최근 서울 집값 폭등으로 아내 얼굴을 제대로 쳐다보지 못한다고 했다. 그러나 10년 전 투자한 이후 한 번도 들여다보지 않고 있는 채권 상품의 수익률은 만족할 만하다고 자랑했다.

윤영호 기자 yyoungho@donga.com
#채권상품#동원bnp투신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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