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테이너 운임 상승세… 해운업계 모처럼 ‘단비’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7월 14일 03시 00분


코멘트
컨테이너선 성수기인 3분기(7∼9월)가 시작된 가운데 경영위기를 겪고 있는 해운업계에 운임 상승이라는 ‘단비’가 내리고 있다. 최악은 지났다는 희망적인 분석도 나오지만, 아직 제대로 된 수익을 내기에는 갈 길이 멀다.

13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최근 대표적인 해운 운임지수인 상하이컨테이너선운임지수(SCFI)는 이달 초 700 선을 돌파했다. 해운 시황이 최악이던 올해 3월 SCFI가 434까지 내려갔던 것과 비교하면 70% 정도 오른 것이다. 이번 주 들어 유럽 노선 운임이 다소 하락하며 다시 600 후반까지 밀리긴 했지만 여전히 지난해보다는 높은 수준이다. SCFI는 상하이를 거치는 15개 주요 노선에 대해 2009년 10월 16일 운임 수준을 1000으로 보고 지수화한 것이다.

컨테이너보다 앞서 경기 수준을 반영하는 벌크선 운임 상승 움직임은 더 고무적이다. 벌크선 운임을 나타내는 발틱운임지수(BDI)는 이미 5월에 600을 넘었고 이달에는 700 선도 넘었는데, 올해 2월에는 290까지 내려가기도 했다. BDI는 이달 들어서도 계속 상승세다.

운임이 상승한 것은 연말연시가 되기 직전 분기상 물동량이 늘어나는 3분기에 들어선 데다 운임 하락을 주도해 온 글로벌 대형 선사들이 선박을 묶어두거나(계선) 노선을 축소하는 등 서비스 공급을 줄인 영향이 컸다. 운임 상승이 몇 달간 지속되자 영국의 해운시장 분석기관인 드루리(Drewry)는 5일(현지 시간) “컨테이너 운임이 바닥을 쳤으며, 향후 18개월간 약 8% 상승할 것”이라고 분석한 보고서를 내놨다.

이에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은 모처럼 찾아온 운임 상승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영업력 확장에 나서고 있다. 현대상선은 지난해 말 세계 지역별로 영업전략회의를 연 데 이어 이달에는 지역별 화주 초청 설명회도 열고 있다. 또 노선 재정비 및 1만 TEU(1TEU는 약 6m짜리 컨테이너 1개분)급 대형 선박 확보와 해외터미널 사업 강화 등을 잇달아 시행하며 숨 가쁘게 달리고 있다. 한진해운도 12일 독일 함부르크에 있는 구주지역 본부를 시작으로 이달 중 싱가포르, 중국 상하이(上海), 미국 뉴저지 등에서 전략회의를 열 계획이다.

하지만 아직 만족스러운 수준은 아니다. 현재 운임 수준은 해운 위기가 시작된 지난해의 평균치에 근접한 정도다. 또 미주 노선의 경우 매년 4월에 1년 치 운임 계약을 하는 경우가 많아 낮은 운임이 당분간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운임은 올라가고 있지만 두 국적선사의 경우 법정관리에 대한 우려로 화주 유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했다.

김성규 기자 sunggyu@donga.com
#컨테이너#해운업#운임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