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R]경쟁자 따돌리려면 신속하게 회사덩치 키워야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4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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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계 새 화두 ‘블리츠스케일링’

‘블리츠스케일링(Blitzscaling)’이라는 새로운 용어가 최근 주목받고 있다. 이 용어는 비즈니스 네트워크 서비스인 링크드인의 공동 창업자 리드 호프먼이 미국 스탠퍼드대에서 강의한 ‘블리츠스케일링’이란 과목에서 나왔다. 이 단어는 기습을 의미하는 블리츠(Blitz)라는 군사용어와 회사를 성장시킨다는 의미의 스케일링(Scaling)이라는 스타트업 용어의 합성어다. 하버드비즈니스리뷰코리아 최신호(4월호)에 실린 블리츠스케일링 관련 기사를 요약한다.

블리츠스케일링이 주목받는 이유는 최근 들어 엄청난 속도로 성장한 벤처기업들이 이 전략을 채용했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한 기업이 대기업으로 성장하려면 20년이 걸리기도 했다. 하지만 요즘은 다르다. 구글은 8년 만에, 페이스북은 6년 만에 거대 기업으로 부상했다. 모바일 택시 앱 우버의 지난해 매출은 거의 20억 달러에 육박했다. 올해 매출액 예측치는 2015년의 세 배다. 창업 7년 만의 성과다.

그들은 어떻게 급속한 성장을 이루고 시장 경쟁에서 승자가 됐을까. 그 해답은 빠른 확장, 즉 ‘스케일 업(scale-up)’에 있다. 스케일 업은 사업 규모를 키워 기업을 성장시키는 경영 방식이다. 블리츠스케일링은 오랜 기간 단계적으로 기업을 성장시키는 게 아니라 단기간에 화력을 집중해서 최대한 빨리 대규모 고객을 확보하고 덩치를 키우는 전략이다.

빠른 성장이 중요한 이유는 무엇일까. 호프먼 링크드인 회장은 “우리가 네트워크 시대에 살고 있기 때문에 내가 더 빨리 움직이지 않으면 세계 곳곳에 도사리고 있는 경쟁자가 당신을 이기고 먼저 확장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벤처기업들에 적절한 블리츠스케일링 실행 시점은 언제일까. 호프먼 회장에 따르면 특별히 정해진 시점이 있는 것은 아니다. 다만 스타트업에서 블리츠스케일링이 나타나는 시기는 주로 수십 명 규모로 직원이 불어났을 때 시작된다. 이때가 되면 제품이 어느 정도 시장에서 자리를 잡게 되고 경쟁자가 누구인지도 명확해진다. 이때는 블리츠스케일링을 해야 할지 판단할 수 있는 정보도 많아진다. 저가 제품 시장에서는 경쟁 기업들이 유사한 제품이나 서비스를 출시하고 시장 확대를 모색한다. 고급 제품 시장에서는 기존 브랜드들이 확장 전략을 시도한다. 이 때문에 블리츠스케일링은 남보다 먼저 시작해야 한다. 그래야 경쟁 업체에 비해 ‘집중력’과 ‘속도’ 측면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

블리츠스케일링에는 정해진 규칙이 없다. 오히려 정교한 의사결정보다는 어림짐작에 기초한 신속한 의사결정이 더 바람직하다. 예를 들어 급격하게 규모를 키우려면 인력을 대거 충원해야 한다. 특히 고급 기술 인력을 채용해야 할 필요도 있다. 우버의 경우 회사를 키우면서 블리츠스케일링의 일환으로 새로 고용한 기술자에게 “이전 직장에서 함께 근무한 기술자 중 가장 뛰어난 세 명이 누구냐?”고 물었다. 그리고 그 기술자들에게 편지로 입사를 제안했다. 신속한 인력 채용이 필요하기 때문에 인터뷰나 평판 조회 등은 하지 않았다. 물론 이렇게 인력을 채용하면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 하지만 우버는 기술자들을 신속하게 확보하는 게 더 중요했기 때문에 이런 어림짐작 방식으로 인력을 채용했고 결국 사업 확장에 성공했다.

장재웅 기자 jwoong04@donga.com
#hbr#블리츠스케일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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