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합차 심각한 하부 부식…운행 중단도 수두룩

  • 동아경제
  • 입력 2016년 4월 5일 11시 1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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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2006년식 현대자동차 스타렉스 하부 철제 부품에 녹이 슬어 프레임이 갈라지고 구멍이 뚤려있다. 운전자 제공
2003년~2006년식 현대자동차 스타렉스 하부 철제 부품에 녹이 슬어 프레임이 갈라지고 구멍이 뚤려있다. 운전자 제공
자영업을 하는 박모 씨(46)는 수년간 함께 해온 2003년식 현대자동차 ‘스타렉스’ 운행을 멈췄다. 차체 하부 프레임 부식이 생각보다 심각해 더 이상 일터 투입이 어려울 것이란 판단에서다. 그는 “스타렉스는 업무용뿐만 아니라 자가용으로도 사용해 한시도 쉴 수 없는 차”라며 “운행하지 못해 당장 돈벌이도 막막하다”고 호소했다.

박 씨처럼 2003년~2006년식 스타렉스 차주들 대부분은 차체 부식을 경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차주들의 정보공유가 활발한 온라인 동호회를 가보면 불만의 목소리가 가득하다. 심한 경우 손쓸 수 없는 지경에 이른 스타렉스도 이곳에선 심심치 않게 확인됐다. 최근 3년간 교통안전공단 산하 자동차리콜센터에 접수된 스타렉스 부식 신고도 39건으로 해마다 증가 추세다.

스타렉스 차체 하부는 녹슨 부위가 워낙 방대하다. 한 정비업계 관계자는 “하체 프레임부터 좌석 철제시트 녹, 천공까지 부식이 번질 대로 번졌다”며 “녹슨 프레임을 뜯어내고 새로운 부품을 갈아 끼우려면 시간도 많이 걸리고 비용도 200만 원 가까이 들 것”이라고 했다.
현대차는 스타렉스 차주들의 이 같은 결함 신고가 많아지자 최근 들어 무상 수리를 전격 시행 중이다. 하지만 무상 수리 조치에도 운전자들의 성토는 이어지고 있다. 박 씨는 “수리를 받으려면 3개월이 지나야 서비스센터 입고가 가능하다”며 “그마저도 이전 약속과 달리 전체 수리가 아닌 일부로 변경됐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취재진이 일부 현대차 정비사업소 문의 결과 수리를 위한 차량 입고는 3~4개월이 소요된다고 안내하고 있었다. 무상 수리 범위에 대해선 차체 하부 뒤쪽 프레임으로 한정했다.

현대차에 따르면 2006년 말부터 쏘나타급 중형차 이상, 2011년 이후엔 승용차 전 차종에 수출차와 동일하게 아연도금강판 비율 70% 이상을 적용하고 있다. 하지만 트럭이나 승합차는 이에 포함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제작사는 이와 관련 민원이 빗발치자 2012년부터 녹이 잘 슬지 않는 강판으로 대체했다.

김종훈 한국자동차품질연합 대표는 “보통 엔진이나 미션은 반영구적으로 사용한다”며 “차체 프레임은 기둥 역할을 해 내구성에서 가장 담보돼야하는 부품”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차량 부식이 심각해 안전운전에 영향을 준다면 리콜을 하는 게 맞다”며 “그러나 제작사 입장에선 수리비용이 만만치 않기 때문에 이미 문제를 파악했더라도 선뜻 시정조치를 내릴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현대차 정비 담당 관계자는 “현재 차체 하부 프레임 무상 수리에 대해 논의 중”이라며 “본사 지침이 확정되는 대로 불편을 호소하는 차주들에게 적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진수 동아닷컴 기자 brjean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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