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새 희망… 세계 움켜쥔 ‘온라인 보부상’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2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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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직판 쇼핑몰 수 2년새 7배로

국내 여성의류 전문쇼핑몰인 미아마스빈은 2012년 ‘중국어 온라인 쇼핑몰’을 열고 중국 시장 공략에 나섰다. 중국 진출 3년째인 이 회사의 지난해 매출액은 2014년 대비 100% 급증했다. 지난달 기준 하루 평균 쇼핑몰 방문자도 5000명에 이른다.

미아마스빈 강병석 대표는 “회사가 급성장한 것은 중국에서 한류 스타일을 선호하는 소비자가 꾸준히 늘고 있고 현지 광고 마케팅 등 현지화를 강화한 덕분”이라며 “올해는 중국에서만 연매출 목표를 10억 원으로 잡았다”고 말했다.

대기업 중심의 한국 수출에 먹구름이 드리운 가운데 국내의 소상공인들이 골목상권을 벗어나 세계로 뻗어 나가고 있다. 정보기술(IT)의 급속한 발전으로 손쉽게 해외에서 온라인 상점을 만들고 쉽게 결제까지 할 수 있기 때문이다.

4일 국내 최대 쇼핑몰 사업자인 심플렉스인터넷(카페24)에 따르면 이 회사를 통해 해외로 진출한 해외직판 쇼핑몰은 2013년 7400개에서 지난해 4만8000개(누적 기준)로 약 7배 급증했다. 매출액 역시 2014년 350억 원에서 지난해 1000억 원으로 늘었다.

해외직판 쇼핑몰은 국내 사업자가 국내에서 외국어 쇼핑몰을 만들고 현지 맞춤형 결제시스템을 제공해 해외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하는 사업 형태다. 배송은 대체로 카페24처럼 플랫폼을 제공한 곳에서 책임진다.

해외직판 쇼핑몰은 중화권을 중심으로 두드러진 성장을 하고 있다. 웨딩슈즈 전문몰인 슈즈드블랑은 흰색 웨딩슈즈에서 수익 다각화 차원으로 빨간색 금색 등 다양한 색상의 신발을 만들었지만 국내에서는 판매가 저조했다. 하지만 오프라인 매장을 찾아온 중국인들이 원색을 선호한다는 점에 착안해 2014년 12월 중국어 쇼핑몰을 열었다. 국내에서 재고로 싸게 팔 수밖에 없는 물건들이 중국에서 히트 상품이 됐다.

소규모 사업자들이 해외에서 성공을 거두고 있는 것은 1996년 설립된 롯데닷컴, 인터파크를 시작으로 20여 년간 쌓아온 국내 온라인커머스의 노하우가 축적됐기 때문이다.

한국의 해외직판 쇼핑몰은 티셔츠를 소개하면 이에 어울리는 치마, 액세서리 등을 함께 소개해 현지 온라인 쇼핑몰과 차별화하면서 수익성도 극대화한다. 치수도 상세히 표시해 반송될 확률을 최소화했다.

이재석 카페24 대표는 “한국인이 만든 해외직판 쇼핑몰은 마치 잡지 화보를 보는 듯 꾸며져 해외 고객들이 쇼핑몰에 머무는 시간이 경쟁 쇼핑몰에 비해 월등히 길다”고 분석했다.

최근에는 현지화 노력도 빛을 보고 있다. 단순히 해외직판 쇼핑몰을 만드는 것을 넘어 중국 포털사이트인 바이두에 광고를 올리거나 웨이보 같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계정을 등록해 쇼핑 콘텐츠를 게재하는 것이다. 페이팔과 알리페이 등 전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결제 서비스도 홈페이지에 적용해 외국인 소비자의 접근성도 크게 높였다.

다만, 해외직판 쇼핑몰 운영자 상당수는 수출입을 위한 원산지 표시와 해외 언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박인섭 국가평생교육진흥원 본부장은 “전 세계로 전자상거래 수출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정부에서도 전문인력을 양성하고 교육을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신무경 기자 fighter@donga.com
#해외직판#쇼핑몰#온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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