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의 힘으로… 전력가뭄 첫 고비 넘겼다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8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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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컨 자제”… 기업-공공기관도 동참, 발전소 2곳 멈췄지만 최악상황 면해

전국을 덮친 폭염으로 최악의 전력위기가 우려되는 가운데 국민과 기업, 공공기관이 절전을 위해 팔을 걷어붙이며 전력위기의 첫 고비를 넘겼다. 하지만 화력발전소가 고장으로 잇따라 멈춰 서 당분간 전력난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산업통상자원부와 전력거래소는 12일 최대 전력수요가 7971만 kW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었다. 하지만 실제 7703만 kW에서 더 높아지지 않았다. 전력 사용 피크시간대(오후 2∼5시) 예비전력은 400만 kW대를 지키며 안정된 모습을 보였다. 전력난이 예상보다 크게 악화하지 않은 것은 기업과 국민들이 절전에 적극 동참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이날 수도권 대부분의 아파트에서는 관리실 모니터를 통해 절전 안내 방송이 나갔다. 서울 광진구 자양동 더샵스타시티 아파트는 전력수요를 9일보다 5.4% 줄였다. 서울 용산구 동부이촌동에 사는 70대 이모 씨는 “하루 종일 에어컨을 틀고 지냈는데 전기 가뭄이라는 말에 오늘은 선풍기만 사용했다”고 말했다. 기업들도 허리띠를 졸라맸다. 강제 절전과 조업 조정으로 줄인 전력수요는 464만 kW로 목표치(365만 kW)를 100만 kW가량 초과했다. 삼성전자는 일부 생산설비의 가동을 중단했고, 대우조선해양은 14일까지 사흘 동안 도장 업무 시간을 낮에서 밤으로 바꿨다.

정부는 12∼14일 사흘간 전국 2만여 개 공공기관의 냉방기(에어컨) 가동을 전면 금지하고 실내조명을 끄도록 하는 등 고강도 절전대책을 지시했다. 공공기관의 냉방기는 전력경보 3단계인 ‘주의’와 4단계인 ‘경계’ 발령 때 가동이 중단되지만 미리 시행한 것이다. 모든 공공기관의 냉방기 가동을 금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앞서 한국동서발전의 당진화력발전소 3호기(용량 50만 kW)가 11일 오후 10시 34분경 고장을 일으켜 가동이 중단됐다. 이어 12일 오전 7시경에는 한국중부발전의 서천화력발전소 2호기(20만 kW)가 일시 정지됐다. 산업부는 13일과 14일 최대 전력수요가 8000만 kW를 웃돌면 전력 절감대책을 동원해도 예비전력이 170만 kW 안팎에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

홍수영·문병기 기자 gaea@donga.com
#에어컨#전력#발전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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