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Dream/맞춤 세테크]재산 증여, 금융보다 부동산 자산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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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7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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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서울시 강남구 도곡동에 사는 자영업자 강모 씨(58)는 살고 있는 아파트 한 채 외에도 오래전에 취득해 시세차익이 꽤 되는 종로구 명륜동 상가 한 채, 금융자산 15억 원가량을 보유하고 있다. 얼마 전 동창회에서 이미 증여를 해둔 친구들이 여럿 있는 걸 본 강 씨는 과연 어떤 재산을 먼저 증여하는 게 좋을지 고민이다.

A: 세월이 변하면서 부모가 자녀에게 재산을 물려주는 방식도 바뀌고 있다. 예전에는 자녀에게 일찍 재산을 물려주면 버릇이 나빠진다는 등의 이유로 사전증여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많은 편이었지만 요즘 고액 자산가 부모들은 다르다. 일찍부터 재산을 갖게 된 자녀가 잘못될까 걱정되는 마음은 마찬가지지만 절세를 위해 재산을 미리 물려주는 데 관심이 많고 적극적으로 이를 실행하는 부자 엄마, 아빠들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

그렇다면 과연 재산 중 무엇을 먼저 주는 게 좋을까. 가장 큰 원칙은 향후 가치 상승이 클 것으로 예상되는 재산을 증여하는 것이다. 10년 전에는 동일하게 1억 원이었던 A, B라는 자산이 10년이 지난 지금은 A는 7억 원으로 가치가 상승한 반면 B는 10년 전 가격 그대로라고 가정해보자. 10년 전 동일한 증여세를 냈지만 현재 시점에서의 증여의 효과는 A자산이 훨씬 큰 것이다.

하지만 미래의 가치를 예측하기는 어려운 법이다. 증여재산을 선택할 때는 어떤 점들을 고려하는 게 최선일까. 일반적으로 부동산을 증여하는 것이 금융자산을 증여하는 것에 비해 유리하다는 말을 한다. 그 이유는 재산의 종류별로 평가하는 방법에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현금 등 금융상품은 시가인 증여일 현재 잔액(주식은 증여일 전후 2개월 종가평균)이 증여재산금액인 반면 부동산은 매매 사례가액이 존재하는 아파트는 현재 시세로 평가되지만 보유하고 있던 상가나 토지는 대부분 세법상 기준시가 등으로 평가된다. 따라서 시가와 기준시가의 차이가 큰 물건을 증여하는 것이 유리하다.

예를 들어 강 씨의 명륜동 상가의 기준시가는 5억 원, 시가는 15억 원이라고 가정하자. 임대수입이 발생하는 상가 등의 부동산은 임대료 환산가액과 기준시가 중 큰 금액으로 평가되므로 임대수입으로 환산한 가액도 반드시 계산해봐야 한다. 만일 임대료 환산가액보다 기준시가가 더 크다면 기준시가 5억 원으로 평가, 성인 자녀 한 명에게 이 상가를 증여할 때 증여세는 7560만 원이다. 이때 수증자인 자녀가 5년 후 현재 시세 15억 원과 동일한 금액에 양도한다고 가정할 때 내야 할 양도세는 약 3억2800만 원이다. 오래전에 취득해 강 씨의 취득가액이 증여당시 가액인 5억 원에 훨씬 못 미친다면 본인이 양도할 때보다 양도소득세 부담까지 줄일 수 있다. 다만 증여받고 5년 이내에 양도하는 경우에는 증여자인 강 씨의 취득가액으로 양도세가 과세되니 주의해야 한다.

이은하 미래에셋증권 WM비즈니스팀 세무사
이은하 미래에셋증권 WM비즈니스팀 세무사
자녀가 증여받은 상가를 현금으로 환산한다면 양도가액에서 양도세를 차감한 11억7200만원을 증여받은 셈이다. 11억7200만 원을 현금으로 증여받았다면 약 2억6700만 원의 증여세를 내야 하는 것에 비해 훨씬 적은 금액(7560만 원)으로 동일한 가치의 재산을 증여받은 결과다. 또한 자녀 명의로 상가임대수입이 지속적으로 생기기 때문에 추후 자녀 명의로 다른 자산을 취득할 때 자금출처가 마련된다.

단 부동산을 증여받은 경우 자녀가 증여세를 납부할 현금이 없어 부모가 대신 증여세를 내준다면 대납에 대한 증여세가 추가로 발생할 수 있다. 또한 취득세, 등기비용 등 거래비용이 추가적으로 발생한다. 반면 금융재산을 증여한다면 취득세 등 거래비용이 없고, 증여절차가 부동산에 비해 훨씬 간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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