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lobal Economy]日 “중동 건설 韓中 따라잡자” 터키와 손잡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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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4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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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이 터키와 손잡고 중동의 대형 인프라공사 수주전에 나선다. 중동발 인프라건설 시장에서 한국과 중국에 밀리고 있는 판세를 터키의 중동 네트워크를 활용해 뒤집어 보겠다는 전략이다. 일본과 터키 양국 정부가 다음 달 협력구도를 짜면 7월에 양국 기업이 만나 계획을 구체화할 계획이다.

16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일본과 터키 정부는 다음 달 중동지역 인프라건설 건설 수주협력을 위한 각료급 양해각서(MOU) 체결에 나선다. 이어 7월 초 양국 기업이 터키 이스탄불에서 만나 공동 수주 형태를 구체화하는 비즈니스 회의를 열기로 했다. 이 자리에는 일본의 대형 건설사와 종합상사 중공업업체들이, 터키에서는 주로 건설 관련 기업이 참여한다. 일본 기업의 장점인 자금력과 기술력에 터키의 중동 정보망과 저렴한 노동력을 합쳐 시너지 효과를 내겠다는 것.

일본의 중동지역 인프라 수주액은 2002년에 3위였으나 2010년에 6위로 밀려났다. 반면 같은 기간 한국은 5위에서 2위로, 중국은 6위에서 3위로 올라섰다. 일본 정부가 향후 인프라 건설 수요가 이어질 것으로 기대되는 중동시장에서 더는 밀릴 수 없다는 결연한 각오를 한 셈이다.

일본과 터키는 공동 수주의 제1탄으로 이라크에서 발주되는 인프라건설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전후 복구사업이 한창인 이라크에서는 현재 대규모 전력시설이나 도로, 병원 등 건당 수주 규모가 1조4000억∼2조8000억 원에 이르는 굵직굵직한 인프라 발주가 이어지고 있다. 우선 이라크에서 확실한 교두보를 구축해 점차 중동 전체로 시야를 넓혀가겠다는 것. 유엔 등 국제기구에 따르면 중동과 북아프리카 지역의 2030년까지 인프라공사 누적 투자가 약 8700억 달러(약 990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 정부는 지난해 해외 인프라 수출을 새로운 성장동력 사업으로 정하는 등 인프라 시장에 의욕을 보이고 있다. 지금까지 건설회사와 부품회사 전력회사 등이 제각각 수주시장에 뛰어들어 각개전투를 벌이던 방식에서 벗어나 일본 기업끼리 그룹을 짜 단건 공사가 아닌 건설-운영-유지보수를 통째로 수주하자는 것이다. 이와 함께 일본 정부는 민간기업이 해외 인프라사업을 수주하는 데 가장 큰 걸림돌인 자금문제를 엔(円)차관과 국제협력은행(JBIC) 등 정부계 투자은행의 지급 보증 등을 통해 지원하기로 했다.

도쿄=김창원 특파원 changkim@donga.com
#일본#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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