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 저축성보험 이자율 인상… “공격경영 앞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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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2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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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사들도 공시이율 높이며 무한경쟁 속으로
금감원 “재무 악화 우려” 대한생명 등 특검

생명보험업계 1위 회사인 삼성생명이 저축성보험 중심으로 시장점유율 확대에 본격적으로 나서면서 보험업계가 덩달아 무한경쟁체제에 돌입했다. 저축성보험에 가입한 소비자 쪽에선 높은 이자를 받을 수 있게 돼 긍정적이지만 보험사의 재무건전성이 악화돼 ‘위험 보장’이라는 보험의 기본적인 기능이 약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6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보험업계는 최근 전통적 역할인 보장성보험 대신 상품 설계가 단순하고 판매 수수료도 많이 남는 저축성보험의 이자율을 높이면서 상품 판매에 주력하고 있다. 국내 저축성보험의 시장 규모는 지난해 3월 말 현재 42조4000억 원으로 2년 전보다 10조 원가량(30%) 증가했다.

시장점유율 1위 생보사인 삼성생명은 최근 연 4.9%이던 저축성보험의 공시이율을 5.1%로 끌어올리는 한편 은행 창구의 보험판매 비중을 높이기 위해 은행 측에 판매수수료를 현금 일시불로 지급하기로 했다.

이에 자극받은 대한생명과 교보생명 역시 공시이율을 각각 0.1%포인트씩 높여 5%대 초반의 이율체계로 고객 끌기에 나서면서 맞불을 놓았다. 이어 우리아비바생명(5.0%→5.2%), ING생명(5.1%→5.3%), 동양생명(5.1%→5.2%), 흥국생명(5.1%→5.2%) 등 중소형사도 경쟁적으로 이율을 높였다. 손해보험업계에서는 LIG손보와 현대해상이 5% 정도였던 연금저축보험 공시이율을 5.4%로 올려 고객 확보전에 가세했다.

금융감독원은 저축성보험 시장이 과열 양상을 보임에 따라 지난주 대한생명 동양생명 우리아비바생명 등에 대한 특별검사에 착수했다. 금리를 높이고 설계사에게 지급하는 수수료 규모를 늘리는 출혈경쟁이 보험사의 건전성에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업계 1위인 삼성생명이 시장점유율 경쟁을 주도하고 있는 만큼, 서둘러 이 과열 현상을 차단하지 않으면 쉽사리 진화하기 어렵다는 게 당국의 판단이다.

금감원은 저축성보험 보험료를 손익계산에 반영되지 않는 ‘예수금’으로 분류해 보험사들이 적극적으로 영업하지 못하도록 유도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보험사들이 당장 팔기 쉬운 저축성보험에 주력하면서 질병이나 사고에 대비하는 보험의 보장 기능이 부실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보험업계는 보험사의 재무건전성이 악화돼 보험료가 오를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 보험연구원은 “보험사들이 저축성보험에서 금리 경쟁으로 줄어든 이익을 다른 부문에서 메우려 한다면 소비자의 보험료 부담이 늘어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하정민 기자 dew@donga.com  
홍수용 기자 leg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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