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장면 값 상승률 지역별로 천차만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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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8월 4일 18시 3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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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에 따라 너무 다른 자장면 값은 임대료와 인건비의 차이 때문이라고 외식업계는 주장한다. 동아일보DB
지역에 따라 너무 다른 자장면 값은 임대료와 인건비의 차이 때문이라고 외식업계는 주장한다. 동아일보DB
서울 종로구의 한 중국집은 3월부터 자장면 값을 500원 올려 한 그릇에 5000원을 받고 있다. 이 가게가 자장면 값을 올린 것은 2년 만이다. 그동안은 밀가루와 돼지고기 등 재료비가 올라도 손님이 줄까봐 가격을 올리지 않았다. 하지만 올 들어 주변 가게들이 하나둘씩 가격인상에 나서자 그동안 올리지 않았던 가격을 한번에 올렸다.

서울 중랑구에서 자장면 값이 가장 싼 동춘원은 9년째 자장면 가격을 2000원으로 고정시켜놨다. 밀가루와 돼지고기 등 가격이 10년 전에 비해 2, 3배 이상으로 뛰었지만 당분간 가격을 올릴 생각이 없다. 주인 김선숙 씨(51)는 "오른 재료값은 자장면 한 그릇 당 300원 미만이라 아직 큰 영향은 없다"며 "마진이 줄더라도 가격을 올리지 않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서민 생활과 밀접한 외식요금의 부당한 가격 인상을 막기 위해 자장면 등 6개 외식품목 가격을 지역별로 조사해 매달 공개하기로 한 가운데 전국에서 자장면이 가장 비싼 곳은 서울 종로구, 가장 싼 곳은 인천 부평구인 것으로 나타났다.

4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전국 86개 기초 지방자치단체의 6월 개인서비스요금을 조사한 결과, 종로구는 자장면 값이 한 그릇에 평균 5000원으로 가장 비쌌다. 이어 서울 강남구와 마포구, 금천구가 평균 4667원으로 뒤를 이었다.

자장면 값이 가장 싼 곳은 인천 부평구로 한 그릇에 평균 3200원, 그 다음으로 대구 서구가 3333원으로 뒤를 이었으며 서울에서는 중랑구가 3400원으로 가장 쌌다. 자장면 값이 가장 비싼 서울 종로구에 비하면 가격이 3분의 2 수준이다.

자장면 가격 상승률은 지역별로 더 큰 차이를 보였다. 16개 광역 지자체별로 자장면 가격이 가장 많이 오른 곳은 대구로 올 상반기 동안에만 가격이 10% 상승했다. 충북(9.9%), 제주(9.1%), 서울과 강원(각 7.6%) 등도 자장면 값 상승률이 높았다. 반면 광주는 자장면 값이 상반기 동안 전혀 오르지 않았고 대전은 3.1%, 울산은 4.2% 가격이 오르는데 그쳤다. 지역별로 가격 상승률이 최대 10배 이상으로 차이가 난 것이다.

서울에서도 자장면 값 상승률은 권역별로 큰 차이를 보여 올 상반기 강북지역(강북·노원·도봉구)은 자장면 가격은 6.3% 오르는데 그친 반면 직장인 고객이 많은 중부지역(종로·중구·용산구)은 가격이 11.1% 상승했다.

자장면의 주 재료인 밀가루와 돼지고기 값 상승률이 지역별로 큰 차이가 없는데도 이처럼 가격 상승률이 천차만별인 것은 임대료와 인건비가 지역별로 차이가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 외식업계의 주장이다. 한국음식업중앙회 관계자는 "자장면 원가의 절반 이상은 임대료와 인건비가 차지하고 있고, 특히 서울 등은 임대료가 많이 올랐다"며 "재료비 상승분보다 가격이 많이 올랐다고 해서 부당인상으로 봐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정부는 식당 주인들이 물가상승 분위기에 편승해 과도하게 가격을 올린 것이 지역별 가격상승률 차이의 원인으로 보고 있다. '기대 인플레이션' 심리가 퍼져서 원가 상승과 관계없이 한 중국집에서 가격을 올리면 인근 중국집이 뒤 따라 가격을 올리는 사례가 적지 않다는 것. 특히 음식 값은 한번에 500원, 1000원 단위로 가격을 올리기 때문에 일단 가격이 오른 지역은 많이 오르고 그렇지 않은 지역은 가격 인상이 거의 나타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자장면 등 외식가격은 한번 오르면 좀처럼 내려가지 않는다는 점이 문제"라며 "가격 공개를 통해 편승인상을 막고 물가안정 모범업소를 지정해 대출 우대와 같은 지원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병기 기자weapp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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