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 내 주식 투자한 개미들 겹시름

  • Array
  • 입력 2011년 6월 21일 03시 00분


코멘트

약세 증시에서 돈 잃고 치솟는 이자에 시달려

빚을 내 주식투자에 나선 개미투자자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개인들이 돈을 빌려 외상으로 주식투자에 나선 규모가 6조 원을 웃돌지만 증시가 약세로 돌아선 데다 금리마저 오르면서 투자수익률 하락과 이자부담의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기준금리 인상으로 주택담보대출 금리마저 30개월 만에 최고치로 치솟으면서 빚더미에 깔린 개미들이 속출하고 있다.

2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증권사가 개인들에게 주식매수 용도로 빌려준 신용거래융자금 잔액은 16일 현재 6조3264억 원으로 집계됐다. 사상 최고 수준이던 지난달 2일(6조9128억 원)보다 약 5800억 원 줄었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조5000억 원가량 늘어났다. 지난해 4조6000억 원 수준이던 신용거래융자 일평균 잔액은 올 들어선 6조3700억 원을 웃돌고 있다. 2009년(2조5600억 원)과 2008년(3조7400억 원) 평균치보다 배 이상 많다. 그만큼 빚을 내 주식투자를 하는 개미가 늘었다는 뜻이다.

증권사가 신용거래융자에 적용하는 이자율은 30일짜리가 연 7∼8%, 90일짜리가 연 8∼9% 수준으로 높다. 기간에 따라 연 10∼12%를 받는 증권사도 있다. 대출이자를 갚고도 투자원금을 유지하거나 수익을 거두려면 주가가 올라야 하지만 코스피는 6월 들어 5.73% 하락했고 연초보다 1.53% 떨어졌다. 특히 신용거래융자는 돈을 빌려 산 주식가치가 최소담보유지비율(대출금의 140%)을 넘겨야 하며 만약 주식가치가 떨어지면 증권사는 담보 부족분만큼 강제로 주식을 매각한다. 최근 주가 하락으로 담보를 채우지 못해 강제 매각을 하는 비율도 2개월 연속 4%를 웃돌고 있다.

투자자들이 주식을 담보로 증권사에서 돈을 빌리는 예탁증권담보융자(주식담보대출)도 16일 7조258억 원으로 지난달 중순부터 꾸준히 7조 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는 1조8000억 원, 올 들어서만 8000억 원가량 늘었다. 물가상승 압력이 여전한 만큼 한국은행이 금리를 또 올리면 빚을 내 투자하는 개미들의 이자 부담이 더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