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수요일엔 앱 반값’ 행사 참가한 SW업체들 함박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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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6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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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콘텐츠 유료 판매 가능성을 봤다”

동아일보 ‘행복한 디지털’ 지면을 통해 지난 13주 동안 소개된 유료 아이패드 앱 반값 할인 행사에 참여했던 중소 소프트웨어 업체 관계자들이 5월 30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의 한 음식점에 모였다. 이들은 “유료 콘텐츠도 팔릴 수 있다는 가능성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KT 제공
동아일보 ‘행복한 디지털’ 지면을 통해 지난 13주 동안 소개된 유료 아이패드 앱 반값 할인 행사에 참여했던 중소 소프트웨어 업체 관계자들이 5월 30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의 한 음식점에 모였다. 이들은 “유료 콘텐츠도 팔릴 수 있다는 가능성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KT 제공
한국은 ‘소프트웨어 불법복제 천국’으로 악명이 높았다. 동영상과 음악 등 디지털로 변환된 콘텐츠 산업은 모두 불법복제로 홍역을 앓았다. 개발자들은 “한국에서 소프트웨어에 대해 제값을 받기란 불가능에 가깝다”고 입을 모았다. 하지만 KT를 통해 지난 13주 동안 매주 수요일 유료 아이패드 애플리케이션(앱·응용프로그램)을 할인 판매해 온 국내 중소 소프트웨어 업체들의 생각은 달랐다. 이들은 “유료로 디지털 콘텐츠를 팔아 돈을 벌 수 있는 가능성을 봤다”고 입을 모았다.

○ 수요일엔 반값, 기회를 봤다

동아일보는 3월 2일부터 매주 수요일 ‘행복한 디지털’ 코너를 통해 국내 중소 소프트웨어 기업의 아이패드 앱 할인 판매 행사를 소개했다. 이 행사는 수요일 하루 24시간만 특정 앱을 50% 싸게 파는 행사로 KT가 아이패드와 같은 태블릿PC의 보급을 늘리기 위해 기획한 것이다. 중소기업들은 이 행사를 통해 자사(自社)가 심혈을 기울여 만든 앱들을 판매할 수 있었다. 그 결과 어린이만화 ‘맹꽁이서당’과 같은 앱은 이날 하루 매출이 이전 하루 평균 매출의 100배 이상으로 뛰어오르는 성과도 거뒀다.

이 행사에 참여했던 소프트웨어 업체 기업인들이 5월 30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KT 서초사옥 부근에 있는 한 음식점에 모였다. 지난 성과를 돌아보고 개선할 점이 있는지 찾기 위해서였다.

‘수요일엔 반값’ 행사를 기획했던 KT 박종일 대리는 “13주 동안 18개 업체가 45개의 앱을 팔았는데 모두 2만5000건이 다운로드됐고, 11만5000달러(약 1억2400만 원)의 매출을 올렸다”고 말했다. 행사 시작 당시 국내 아이패드 보급 대수는 약 20만 대였다. 능률교육의 김영훈 전략경영실 이사는 “사용자의 10% 이상이 돈 내고 콘텐츠를 사는 경험을 했다는 게 고무적이다”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 업체들은 1일부터 3일까지 만 72시간 동안 지금까지 이 행사로 판매했던 유료 앱을 다시 한 번 반값에 판매할 계획이다. ‘마법천자문’ 등의 학습만화로 유명한 출판사 북이십일의 이호석 디지털사업팀 팀장은 “이번 프로모션은 소비자에게 우리 앱의 존재를 널리 알리는 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 국산 앱 개발 기술 알려


이 행사로 국내 앱 개발사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도 높아졌다. 이 행사를 통해 앱이 소개되면 애플 앱스토어에는 ‘정말 한국 중소기업이 만든 게 맞느냐’는 리뷰가 달리곤 했다.

대표적인 게 직장인이 업무용 문서로 흔히 사용하는 PDF 문서 위에 손으로 메모를 써넣을 수 있게 한 ‘PDF노트’ 앱이다. 이 앱은 어뮤즈텍이란 국내 업체가 만들었다. 10년 가까이 종이로 인쇄해 팔던 피아노와 기타 등의 낱장 악보를 전자악보로 변환해 판매해 온 회사다. 그러다 악보를 편히 볼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며 만든 PDF노트라는 앱이 의외로 업무용 소프트웨어로 인기를 끌어 인지도가 올라갔다. 이 회사 강기훈 상무는 “이번 프로모션 이후 국내 판매도 100배 늘었지만 일단 인지도가 높아지자 해외에서도 판매가 30배나 늘어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도서 및 교육 콘텐츠 판매도 가능성을 보여줬다. 민중서림이나 두산동아의 전자사전, 웅진씽크빅의 ‘맹꽁이서당’, 한솔교육의 ‘구름빵’ 등 오프라인에서 경쟁력 있던 콘텐츠가 온라인에서 유료로 팔리기 시작한 것이다. 한솔교육의 구름빵을 아이패드앱으로 만든 한글과컴퓨터 신제품팀 정상원 대리는 “우리 같은 개발사는 디지털 시대의 인쇄소 역할을 한다”며 “콘텐츠 업체가 콘텐츠에 집중해 좋은 콘텐츠를 만들면 우리는 기획사와 인쇄소처럼 보기 좋은 콘텐츠로 변환하는 것”이라고 역할을 설명했다.

특히 최근에는 이런 식의 디지털 콘텐츠 제작을 염두에 둔 아날로그 콘텐츠 업체도 늘어나는 추세다. 민중서림 전자사전 앱을 제작한 모바일트리거의 황재연 상무는 “콘텐츠 업체 가운데 원본 워드프로세서 파일부터 체계적으로 보관해 파일만 제공받으면 빠르게 디지털 콘텐츠로 변환할 수 있는 업체들이 늘고 있다”며 “이런 회사가 늘어날수록 품질 높은 한국형 콘텐츠도 함께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김상훈 기자 sanhkim@donga.com@@@
송인광 기자 ligh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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