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션 피플]삼성증권, 올해 본격 아시아 진출… 10년후 글로벌10 도전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2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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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현 삼성증권 사장

“올해 상반기 싱가포르와 대만에 현지 법인을 세우고 내년엔 인도와 동남아로 진출해 2015년까지 아시아 전체를 커버하는 ‘아시아 톱 5위’ 증권사로 올라서겠습니다.”

박준현 삼성증권 사장(58)은 8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63빌딩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2년 전 진출한 홍콩법인이 성공적으로 자리 잡으면서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한 발판을 닦았다”며 이같이 밝혔다. 2008년 6월 사장 취임 간담회를 연 뒤 2년 8개월 만에 공식 간담회를 연 박 사장은 “2년간 국내 시장에서 확고한 우위를 다지기 위해 자산관리 시장을 선점하며 리테일을 강화하고 홍콩법인을 통해 글로벌 역량을 높이는 데 주력했다”며 “아시아 톱 5위를 달성하면 2020년 글로벌 톱 10위도 도전해볼 만하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는 “홍콩법인은 현지 선두업체와 겨룰 만한 인력과 인프라 기반을 갖춘 결과 올해 흑자 전환을 거쳐 내년 영업이익 2000억 원 정도를 달성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무엇보다 현지에서 삼성 브랜드와 삼성이 구축한 해외 네트워크가 막강한 자산”이라고 설명했다.

박 사장은 글로벌 금융회사로 도약하려면 국내에서 확고한 기반을 다지는 게 우선 돼야 하는 만큼 성장성이 가장 큰 국내 자산관리 및 은퇴시장에서도 주도권을 놓치지 않겠다는 뜻을 피력했다. 그는 “자문형 랩을 성공시킨 것을 이어나가 다양한 상품을 개발하고 고객의 선택 폭을 넓히는 데 앞장서겠다”고 했다.

논란이 되고 있는 자문형 랩 수수료 인하에 대해서는 “가격은 시장에서 결정되는 것이고 서비스를 얼마나 제대로 하는지가 관건”이라며 “지금은 수수료 경쟁보다는 고객 가치와 만족도를 높이는 데 치중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말 기준 자문형 랩의 판매 잔액은 약 6조 원으로 삼성증권이 절반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이 7일 “증권사가 제공하는 서비스 수준을 고려하면 자문형 랩 수수료가 지나치게 높아 수수료 인하를 주도하겠다”고 밝힌 것과는 대치되는 입장인 셈이다.

자문형 랩에 대한 과열 우려와 금융당국의 제재에 대해서도 “랩은 펀드의 대체 상품이 아니라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는 분야”라며 “랩 시장이 커지는 것은 일시적인 트렌드가 아니라 헤지펀드로 이어지는 상품 진화 과정인 만큼 초기에 상품 구조와 프로세스 등을 철저히 검증해 제대로 시장이 정착되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박 사장은 “개인 금융자산 2100조 원 시대에 투자자산이 20% 수준에 불과한 것은 증권사가 은행과 보험사에 비해 신뢰를 주지 못하기 때문”이라며 “상품 판매 이후에도 고객을 꾸준히 관리하는 증권사의 새로운 역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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