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선언’ 해외 반응]美 ‘싸늘’… “오바마, FTA-환율 모두 실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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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1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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獨-브라질마저 양적완화 성토

미국 언론들은 12일 폐막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외교적 실패라는 관점에서 주로 조망했다. 전날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타결에 실패한 데 이어 환율 문제 및 경상수지 불균형 등 핵심 이슈에서 미국의 이익을 관철하지 못했다는 비판론이 논지였다.

뉴욕타임스는 “한국과의 자유무역 및 전반적인 경기침체 극복과 경제성장이라는 측면에서 두 개의 승리를 거머쥐려던 오바마 대통령의 시도는 모든 면에서 심각한 저항에 직면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뉴욕타임스는 “G20 공동선언문에서도 각국 간에 보이고 있는 근본적인 견해차를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지 못했다”며 “특히 미국은 중국 영국 독일 브라질과는 중대한 논쟁을 벌이고 말았다”고 지적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위안화 절상 등 주요 이슈에서 공세적인 입장을 취해오던 미국은 이번 회의를 기점으로 자신의 위상이 ‘공격수’에서 ‘수비수’로 변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꼬집었다. 워싱턴포스트는 “미국은 최근 단행한 2차 양적완화 정책을 방어하기에 급급했다”며 “중국이 2차 양적완화에 대해 목소리를 높인 것은 그렇다 치더라도 독일을 비롯한 일부 서방국과 브라질 등 개발도상국들까지 나서 미국의 조치를 성토했다”고 전했다.

환율과 관련해 공동선언문에 적시한 ‘(환율) 시장결정에 따르는 환율제도 지향’이라는 문구 역시 중국의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을 설득하지 못한 실패에 따른 것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또 경상수지와 관련해 ‘균형 잡힌 경상수지를 위한 예시적 가이드라인을 내년 프랑스 정상회의부터 수행한다’는 합의를 얻었지만 이는 미국이 제시한 ‘GDP 대비 4% 이내 수준에서 경상수지를 관리하자’는 방안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치부됐다.

스티븐 로치 모건스탠리 아시아 담당 회장은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서울 합의로 G20이 글로벌 불균형 문제를 광범위한 차원에서 다룰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워싱턴=하태원 특파원 triplet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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