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 강세땐 ‘항공-여행株 수혜’ 아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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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4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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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적 포트폴리오 재조정 필요
中 위안화 절상땐 유통-관광 주목


원-달러 환율이 1110원대로 떨어지며 1000원대 진입을 위협하는 가운데 수출 경기 악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원-달러 환율의 움직임이 급격하게 벌어지지는 않겠지만 하락 추세 자체는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많다. 이에 따라 환율이 국내 증시의 최대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전문가들은 환율 변수에도 불구하고 선진국의 긴축이 지연되는 한 한국 주식시장으로 외국인투자가들의 자금이 계속 유입될 가능성이 높아 단기 주가 강세는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위안화 절상 가능성이 높아 변동성은 커졌다고 지적했다.

○ 환율 1120원 붕괴로 외국인 차익 실현

12일 원-달러 환율이 1114.10원까지 하락해 2008년 9월 1116원 이후 최저치를 경신하자 외국인들이 상승을 이끌어 온 정보기술(IT)과 자동차 업종이 각각 3.18%, 2.86% 내리며 4월 이후의 상승분을 반납했다. 예견된 악재에 예상된 반응이라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일단 본격적인 실적 발표 시즌의 시작과 맞물려 원-달러 환율 하락이 외국인들로 하여금 차익 실현의 빌미를 제공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재만 동양종합금융증권 연구원은 “올 들어 저점 대비 코스피 상승률은 원화기준 12%, 달러기준 17%로 외국인들의 체감지수가 상대적으로 높았던 만큼 환율 하락을 계기로 이들이 단기 차익 실현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김진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코스피가 9주 연속 상승에 따른 피로감으로 한 단계 쉬어가는 것으로 보이지만 최근의 원화 강세 흐름은 임박한 중국 위안화 절상의 가능성을 앞서 반영하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추이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금융시장 안정은 위안화-원화 동반 절상 후

주가가 가까운 시기에 조정을 받을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게 많은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실제로 23거래일 연속 순매수 행진을 계속하다가 13일 하루 순매도를 보이며 주춤했던 외국인은 15일 다시 순매수로 돌아선 모습이다. 일단 달러화 대비 자국 통화 강세는 한국뿐 아니라 인도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대만 필리핀 등 아시아 전역에서 일어나는 공통적 현상이라는 것. 김학균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선진국에 비해 신흥국가들의 기초여건(펀더멘털)이 양호한 상황에서 원화 강세 역시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외국인의 아시아 자산 매수 붐으로 인한 통화 강세가 2분기에 정점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주가 상승 추세 유지에 대한 시각은 견지하면서 단기적인 포트폴리오 조정을 고려해 보는 것도 좋다고 조언한다. 이진우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펀더멘털에는 변함이 없지만 환율 이슈로 인해 주도주의 숨고르기 현상이 일어날 수 있어 단기적으론 주도주의 공백을 대신할 항공 화학 조선 은행업에 관심을 갖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박소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환율의 추가 하락 가능성을 열어두고 음식료 항공 여행 등 원화 강세 수혜주에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고 말했다.

위안화 절상 때 중국과 경쟁 관계에 있는 철강 조선업종뿐만 아니라 중국과 홍콩에 수출 비중이 높아 중국 소비자들의 구매력 향상 수혜를 입을 수 있는 유통 관광업종에 기대를 걸어볼 수 있다는 전략도 나왔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원화 강세로 실적 호전이 기대되는 CJ제일제당을 주력 자회사로 두고 있는 CJ, 중국 내수기업인 차이나하오란에 관심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정혜진 기자 hyej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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