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돈 안 들고… 눈길 확 끌고… “아트마케팅, 불황에 효자”

  • 입력 2009년 3월 25일 02시 57분


미술 - 음악 작품을 소재로

고객에 친근하게 다가가

종근당 “펜잘 매출 20%↑”

KTF는 전시회 이벤트도

KTF는 24일부터 ‘구스타프 클림트전’ 서비스를 시작했다. 서울 서초구 서초동 예술의 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5월 15일까지 열리는 오스트리아 화가 구스타프 클림트의 주요 작품 20점을 휴대전화를 통해 감상할 수 있는 서비스다.

KTF 고객이면 휴대전화 번호 ‘**74’와 ‘쇼(SHOW)’ 또는 ‘매직엔(Magicⓝ)’ 버튼을 누르면 클림트의 주요 작품을 휴대전화 화면으로 볼 수 있다. 이 회사는 모바일 홈페이지에서 쿠폰을 내려받으면 이 전시회의 할인권을 제공하는 쿠폰 이벤트도 벌이고 있다.

SK마케팅앤컴퍼니는 27일부터 클림트전 티켓을 ‘기프티 콘’으로 제공한다. 인터넷이나 휴대전화로 티켓을 구입해 선물할 수 있는 서비스다. 다음 달 1일부터는 클림트전 상품도 서비스된다.

불황을 극복하기 위한 기업의 해법으로 ‘아트 마케팅’이 떠오르고 있다. 미술과 음악, 문학 등의 예술작품을 마케팅에 활용해 소비자에게 친밀하게 다가가는 전략이다.

○ 예술과 제품의 만남…저비용 고효율 마케팅

종근당 역시 클림트를 마케팅에 이용하고 있다. 종근당은 지난해 말 주력제품인 진통제 ‘펜잘’의 포장을 완전히 바꿨다. 딱딱한 포장 대신 소비자들에게 친숙한 클림트의 작품 ‘아델레 블로흐 바워의 초상’을 제품 전면에 내세웠다. 클림트 마케팅을 시작한 이후 펜잘의 매출은 이전에 비해 20%가량 늘었다.

‘클림트 마케팅’으로 성공을 거둔 종근당은 “펜잘의 주소비층인 20, 30대 여성의 취향에 맞추고 제품을 친숙하게 느끼게 하기 위해 국내에도 인기가 높은 클림트 작품을 사용했다”며 “클림트 전시회를 후원하는 등 클림트 연계 마케팅을 계속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아트 마케팅은 큰 비용이 들지 않는다는 장점도 있다. 마케팅 특성상 대형 광고 모델을 쓰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이원영 SK마케팅앤컴퍼니 마케팅연구팀장은 “예술을 이용한 마케팅은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다른 회사와 차별화되는 이미지를 쌓을 수 있어 불황기에 많이 사용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종근당이 사용한 클림트 그림은 저작권 기한이 지나 큰 비용이 들지 않았다.

콘크리트 등 건자재 생산 위주의 사업을 펼치는 아주그룹도 최근 사외보(社外報) 표지에 유명 작가들의 미술작품을 싣는 방법으로 효율적인 대외홍보를 하고 있다.

○ 소비자 눈길 사로잡는 아트 마케팅의 진화

상품과 관련한 전시회를 개최하거나 소비자들을 예술작품 전시회로 이끄는 마케팅 방법은 기업 이미지 제고에도 효과적이다.

크라운-해태제과는 자사(自社) 제품을 구입하면 자동적으로 발생하는 온라인 포인트를 다양한 공연이나 전시 관람에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색조화장품 전문 브랜드 클리오는 ‘코스메틱 잼’이라는 전시회를 25일부터 31일까지 서울 종로구 인사아트센터에서 연다. 이 전시회에서는 회화와 사진, 조각, 설치미술 등 다양한 장르의 국내 미술가 10명이 화장품을 화두로 다채로운 상상력을 선보인다.

색조화장품으로 색깔을 입힌 회화와 조각, 화장용 브러시로 그린 동양화, 화장품 용기로 만든 설치미술품 등 다양한 장르에서 ‘미술’과 ‘화장’의 만남을 시도했다.

한현옥 클리오 사장은 “최근에는 이색적인 시도의 아트 마케팅이 소비자의 눈을 사로잡는 추세”라며 “아트 마케팅도 진화하고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주성원 기자 swon@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