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IB모델은 美 제프리즈?

  • 입력 2008년 9월 27일 03시 00분


‘선택과 집중’전략 中企투자 특화

에너지 - 방위산업 집중해 고수익

■ 한국증권연구원서 주목

몇 달 전까지 국내 금융권에서는 미국의 대형 투자은행(IB)에 버금가는 ‘한국판 골드만삭스’를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그러나 최근 리먼브러더스가 파산하고 골드만삭스도 금융지주회사로 변신하면서 금융권에서는 한국형 IB 모델을 둘러싼 논란이 일었다.

이 가운데 한국증권연구원은 최근 국내 증권사들이 벤치마킹할 만한 모델로 미국의 중형 IB인 ‘제프리즈’를 제시했다.

김형태 증권연구원장은 25일 기자간담회에서 “제프리즈는 중소기업 및 일부 산업에 특화된 독립형 IB”라며 “국내 증권사들도 강점을 찾아 특화 전략을 펴면 국내 및 해외에서 경쟁력을 갖추는 데 유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은행 중심의 IB 모델은 다수의 소비자에게 리스크가 전이될 수 있어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제프리즈는 철저하게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규모를 키운 회사다. 대형 IB의 주요 고객이 대기업이라는 점에 착안해 ‘중소기업 전문 IB’로 성장전략을 세웠다.

제프리즈는 1962년 직원 한 명, 자본금 3만 달러의 주식 매매 증권사로 출발해 2007년 현재 직원 2500여 명, 총수익 27억 달러 규모로 성장했다. IB 부문이 전체 사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00년 15%에서 지난해 48%로 늘었다.

산업은 △에너지 △기술 △방위산업 위주로 특화했다. 특화 전략을 펴기 위해 2003년 기술산업 인수합병(M&A) 자문사인 ‘브로드 뷰’, 2005년 에너지산업 M&A 자문사인 ‘랜달&듀이’를 인수했다.

중소기업의 신용도가 대부분 낮기 때문에 제프리즈는 B등급 이하 채권 발행, 고위험 채권 발행 부문에서 미국 시장 선두를 달리고 있다.

1990년에 드렉셀 버넘 램버트 출신의 채권 트레이더 40명을 고용해 ‘고수익 채권 거래’에서 입지를 굳혔고, 최근에는 파산한 베어스턴스에서 주식 트레이더와 리서치 애널리스트 25명을 충원하는 등 숙련된 전문 인력을 집중 스카우트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23일 ‘레버리지 비율이 1∼2배로 낮고 모기지 관련 구조화 증권에 투자하지 않아 비교적 건재한 IB’ 중 하나로 제프리즈를 소개했다.

국내에서는 과거 교보증권이 제프리즈를 벤치마킹 모델로 삼았고 최근에는 IBK투자증권이 참고 모델 중 하나로 연구하고 있다.

이지연 기자 chance@donga.com

▼제프리즈 주요 실적▼

△에너지 산업 M&A 자문 1위(18건)

△기술 산업 M&A 자문 1위 (63건)

△B등급 채권 인수 1위

△모든 M&A 자문 10위

2007년 기준.자료: 제프리즈 웹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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