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전화 기기 보조금 자율화… 이통 3社 ‘3色 마케팅’

  • 입력 2008년 3월 31일 02시 57분


SKT 내일부터 가족간 통화료 최대 50% 할인

KTF 보조금 최대 18만원… 의무약정제로 승부

LGT 무선인터넷 파격 인하… 틈새시장 노려

휴대전화 구입 시 통신기업이 비용을 대주는 ‘기기 보조금 지급’이 27일부터 자율화되면서 이동통신기업들이 ‘3사(社) 3색(色)’ 마케팅을 벌이고 있다.

이동통신 1위 업체인 SK텔레콤은 가족이 함께 가입하면 사용기간의 총합계에 따라 기본요금과 가족 간 통화요금을 각각 최대 50%까지 할인해 주는 ‘T끼리 온가족 할인제도’를 4월 1일부터 시행한다고 30일 밝혔다.

SK텔레콤은 지난해 말 시행한 자사(自社) 가입자 간 통화 할인(망내 할인) 요금제인 ‘T끼리 T내는 요금’ 이용자를 208만 명으로 늘리는 등 ‘가족 간’ ‘자사 가입자 간’ 요금 인하에 마케팅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

2위 업체인 KTF는 종전과 같이 휴대전화 보조금을 최대 18만 원까지 지급하되 1, 2년의 사용기간을 약속하는 ‘의무약정제’ 도입에 가장 적극적이다.

KTF는 약정기간 중 통화료도 20% 이상 할인해 주지만, 기간 종료 이전에 계약을 해지하면 위약금을 받기로 했다.

마케팅비용 부담이 갈수록 커지는 가운데 SK텔레콤은 ‘가족 간, 가입자 간 할인’에, KTF는 ‘의무약정제 도입’에 각각 비중을 두면서 기존 자사 가입자는 지키고, 타사 가입자를 유치하는 치열한 경쟁에 돌입한 것이다.

가입자가 2200만 명(50.5%)에 이르는 SK텔레콤의 경우 가입자 모집에 드는 마케팅 비용을 줄이면서 기존의 우량 가입자를 묶어두는 이른바 ‘록인(lock-in)’을 위해 ‘가입기간이 오래될수록 요금을 내려주는’ 전략을 택한 셈이다.

반면 KTF와 LG텔레콤은 SK텔레콤처럼 가입자 수가 절대적으로 많은 업체에 유리한 망내 할인, 가족할인을 그대로 따라 해서는 경쟁에서 이기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KTF는 보조금을 지급해 신규 가입자를 늘리면서, 이들이 다시 SK텔레콤으로 가는 것을 막는 방편으로 의무 약정제에 승부를 걸었다.

3위 업체인 LG텔레콤은 의무약정제 도입에 반대하면서 4월 초 파격적인 무선인터넷 요금 인하로 가입자 빼앗기의 틈새를 노리고 있다.

통신업계에서는 LG텔레콤의 의무약정제 반대에 대해 “자금력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에서 보조금 과열 경쟁이 재발될 경우 불리해지기 때문”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김용석 기자 nex@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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