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단순계약직 200여명도 정규직 전환

  • 입력 2007년 2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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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견근로자 정규직화 막판 조율

다음 달 1일로 예정된 우리은행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방안의 세부 윤곽이 나왔다.

본보가 21일 입수한 ‘우리은행 계약직 정규직 전환에 따른 인사제도 개선안’에 따르면 우리은행 노사는 3000여 명의 비정규직(3개 직군)을 정규직으로 바꾸면서 그동안 이 직군에 포함되지 않았던 200여 명의 단순계약직도 직군에 편입시켜 정규직으로 전환키로 했다. 서무 등 단순 업무를 하던 여직원들도 콜센터 업무를 맡을 수 있다는 의미다.

또 카드심사 지원 업무 등을 맡는 파견근로자 770여 명 중 일부를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놓고 노사가 막바지 협상을 벌이고 있다.

은행 측은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에 따른 임금 인상과 복리후생 등으로 80억 원대의 추가 비용이 들 것으로 추정했다.

우리은행은 다음 주부터 이 개선안에 대한 비정규직들의 동의서를 받아 과반수 찬성이 나오면 3월 1일부터 바뀐 인사제도를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 복리후생도 정규직과 똑같이

현행 우리은행 직군은 개인영업, 기업영업, 투자금융, 영업지원 등 기존 정규직군 4개와 매스 마케팅(창구 업무), 사무지원, 고객만족 등 비정규 직군 3개로 나뉘어 있다.

우리은행은 이번에 비정규 직군 3개를 정규직으로 바꾸면서 매스 마케팅 직군의 이름을 ‘개인금융서비스직군’으로 바꾸고 여기에 ‘차장 승진제도’를 신설한다.

과장으로 끝나는 승진 체계에 차장을 추가해 차장 승진자는 기존 정규직군인 개인영업 직군으로 전환할 수 있게 한 것이다.

현재 정규직의 60∼70% 수준인 비정규직의 임금은 정규직 대비 85%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정규직으로 전환되는 비정규직의 성과급도 늘어난다. 가령 매스 마케팅 직군의 성과급은 기존 기본 연봉의 17.7% 수준이었지만 정규직으로 전환되면 25% 수준으로 오른다.

근무태만 등 인사팀으로부터 서면경고를 3회 이상 받은 직원은 해고할 수 있게 했고, 파견근로자 수는 점진적으로 줄여 나간다는 방침을 세웠다.

우리은행은 이 개선안을 최근 금융감독원, 노동부, 공적자금관리위원회, 대주주인 예금보험공사 등에 보고했다.

○ 勞-勞 갈등 우려도

우리은행에는 3개 직군에 포함된 비정규직 3000여 명 외에도 단순계약직과 파견근로자, 도급용역직 등 2400여 명의 계약직이 있다.

계약직도 가급적 정규직으로 끌어안자는 것이 노조의 주장이지만 결국 비용 부담은 정규직의 ‘임금 희생’으로 충당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보인다.

정규직으로만 구성된 현 일반직 노조와 극소수 비정규직이 가입한 관리직 노조의 대립도 우려되는 대목이다. 정규직으로 전환되는 기존 비정규직의 노조 가입 행태에 따라 두 노조의 파워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정규직 전환 작업이 다음 달 취임하는 새 행장 체제 이전에 진척된 사안이어서 ‘정책의 연속성’이 가능할지도 지켜봐야 할 대목이다.

서강대 남성일(노동경제학) 경제대학원장은 “정규직 전환으로 내부 인화를 꾀할 수 있지만 새로운 인력을 쉽게 채용하지 못하는 고용의 경직성, 별도 직군 간 갈등 심화가 예상돼 다른 기업들이 섣불리 도입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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