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고된 악재는 악재 아니다” 증시 ‘高高’

  • 입력 2005년 10월 12일 03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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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된 악재는 더는 악재가 아니다’라는 증권가 속설이 여지없이 증명된 하루였다. 11일 종합주가지수는 3년 5개월 만에 금리가 인상됐음에도 불구하고 17.09포인트 오른 1,244.27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박승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달 금리 인상을 예고하면서 시장 충격이 이미 흡수된 데다 불확실성도 사라져 오히려 호재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은 기업들의 3분기(7∼9월) 실적 발표에 방향을 맞춰 투자전략을 짜는 게 좋다고 조언한다.》

○ 금리 인상에도 시장은 환호성

오전 11시경 콜금리가 3년 5개월 만에 인상됐다는 소식이 증시에 전해졌다. 그러나 종합주가지수는 상승 폭이 약간 둔화됐을 뿐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았다. 코스닥지수 역시 610 선을 향해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대신증권 김영익 리서치센터장은 “3년 만기 회사채 금리가 6% 수준이 될 때까지는 금리 인상이 증시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며 “금리가 오르는 건 경기가 좋아지고 있다는 또 다른 신호탄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국투자증권 강성모 투자분석부장도 “경기가 나빠 금리를 올리지 못하는 ‘불안한’ 저금리 상태보다는 마음껏 금리를 올릴 수 있도록 경기가 본격적으로 회복되고 있는 현재가 투자하기에 더 나은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굿모닝신한증권 김학균 연구위원은 “콜금리 인상이 방향성이나 시점이 예상 범주를 벗어나지 않아 시장에서 무덤덤하게 반응한 것”이라며 “8월부터 펀드로 뭉칫돈이 들어오기 시작한 만큼 돈이 시장을 끌어올리는 상황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 투자전략은 어떻게…

대부분 전문가들은 채권보다는 주식에, 직접보다는 간접 투자, 단기보다는 장기 투자를 하라고 권했다. 직접 투자를 한다면 대형 우량주나 실적 개선이 예상되는 종목들이 좋다는 지적이다.

대신증권 채권팀 문병식 수석연구원은 “내년까지 2차례 정도 금리가 더 오를 것으로 예상돼 채권형 투자 상품의 수익률은 지속적으로 하락할 것 같다”며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오를 전망이므로 부동산시장도 위축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증권 임춘수 리서치센터장은 “채권의 매력이 떨어지고 있지만 그래도 채권 투자를 하고 싶다면 장기채권보다는 단기채권 위주로 투자하는 게 좋다”며 “주식은 간접 투자, 장기 투자가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직접 투자를 하고 싶다면 대형 우량주를 사서 오래 버티는 게 좋다는 것.

한화증권 이종우 리서치센터장은 “과거 10여 년 동안에는 업종 대표주를 사야 차익을 남길 수 있었지만 지금은 시장이 전체적으로 재평가되는 과정”이라며 “구조조정을 끝내고 이익을 안정적으로 낼 수 있는 구조가 된 금융주가 매력적”이라고 평가했다.

우리투자증권 황창중 투자전략팀장은 “본격적인 실적 시즌이 시작되므로 업종별 종목별 주가 차별화가 진행될 것”이라며 “조선 증권 자동차 제약 유통업종을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하임숙 기자 artemes@donga.com

손택균 기자 so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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