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한국기업 수익성 여전히 취약

  • 입력 2002년 8월 13일 15시 53분


외환위기 후 한국 제조업체의 현금흐름은 개선됐지만 미국과 일본 기업에 비해 수익성은 여전히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13일 내놓은 '기업 경영현황 및 향후 과제'에 따르면 2100여개 제조업체의 1985∼2001년 경영실적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경상이익 비율은 0.4%로 미국(2.0%)과 일본(3.9%)에 비해 크게 낮았다.

특히 작년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은 외환위기 때(6.1%)보다 낮은 5.5%로 통계를 작성한 1961년 이후 최저치였다.

국내 제조업체가 자산운용의 효율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유형자산을 과다하게 보유하고 있는 것도 수익성 악화의 한 요인이다.

총자산 가운데 토지 설비 공장 등 유형자산 비중은 지난해 45.2%로, 미국(24.9%) 일본(29.7%)에 비해 꽤 높다. 유형자산으로 올리는 매출액 배율(유형자산 회전율)은 작년 2.2배로, 미국(3.8배) 일본(3.5배)보다 낮다. 이는 한국 제조업체가 같은 매출을 올리기 위해 미국과 일본보다 1.7배 가량 유형자산을 더 쓴다는 뜻이다.

또 지난해 금융비용 부담률(매출액에서 차지하는 이자 비율)은 4.2%로, 미국(2.3%) 일본(0.7%)의 각각 1.8배, 6배에 달했다. 차입금 의존도(총자산에서 차지하는 차입금) 역시 39.8%로, 미국(27.4%) 일본(29.7%)보다 높았다.

반면 영업활동으로 벌어들인 현금 수입은 작년 업체당 평균 84억9300만원으로 투자비(59억4900만원)를 빼고도 25억원이 남을 정도로 현금흐름이 좋아졌다.

안형순 한은 기업경영분석팀 과장은 "80년부터 90년대 초반까지 15∼20%에 달하던 매출액 증가율이 외환위기 후 설비투자 부진과 수요 감소로 작년에 1.7%로 하락한 반면 고정비 부담은 증가해 수익성이 크게 나빠졌다"고 분석했다.

김상철기자 sckim0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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