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무색해진 ‘긴급’ 재난지원금[현장에서/송충현]
“정부와 국회도 서로 지켜줘야 하는 ‘선’이 있는 거잖아요. 그게 시간이 갈수록 무너지는 느낌입니다. 국회와 협의하던 기존 체계가 무너지는 기분이에요.” 얼마 전 정부의 한 당국자가 허탈한 목소리로 기자에게 이렇게 말했다. 가구당 최대 100만 원을 주는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범위를…
- 2020-0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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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와 국회도 서로 지켜줘야 하는 ‘선’이 있는 거잖아요. 그게 시간이 갈수록 무너지는 느낌입니다. 국회와 협의하던 기존 체계가 무너지는 기분이에요.” 얼마 전 정부의 한 당국자가 허탈한 목소리로 기자에게 이렇게 말했다. 가구당 최대 100만 원을 주는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범위를…
“두 돌도 안 지난 아이에게 KF94 마스크를 씌워도 되나요?” 얼마 전 동아일보 독자 A 씨(37·여)는 이런 e메일을 보내왔다. “생후 20개월인 딸이 경기도의 한 어린이집을 다니는데 하루 종일 마스크를 씌워 걱정”이란 내용이었다. 얼핏 뭐가 문제일까 싶지만 실상은 다르다. 감…
잘 짜인 첩보 드라마 같았다. 올해 1월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서울본부 영업처는 직원들이 있는 카카오톡 단체 채팅방에 얼굴 사진 여러 장을 올렸다. 공공기관 고객만족도 조사를 담당하는 업체 소속 조사원의 얼굴 사진이었다. 이 조사원은 기차역에서 고속철도(KTX) 등을 실제로 이용한 국…
“20년 전이나 지금이나 수험생 얼굴과 사진을 대조하고 본인 확인하는 방식은 그대로예요. 한국 같은 정보기술(IT) 강국에서 아이러니하죠. 지문인식기술을 수출도 한다던데….” 수도권의 한 고교 교사 A 씨는 15일 답답함을 토로했다.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감독관 경험만 10여 차…
15일 기자가 경험한 투표 절차는 과거 어느 때보다 복잡했다. 먼저 투표소 관계자가 비접촉식 체온계로 발열 여부를 체크했다. 37.5도가 넘는지 확인한 것이다. 이어 손을 소독한 뒤 투표소 건물로 들어갔다. 유권자들은 1m 간격을 유지한 채 길게 줄지어 섰다. 딸과 함께 온 중년부부는…
“정부 발표만 믿고 은행을 찾아가면 은행은 일단 안 해줄 궁리부터 하거나, 튼튼하고 큰 기업들만 상대하려는 것 같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영향으로 올해 2월 초 이후 매출이 ‘0원’인 한 무역업체 관계자의 하소연이다. 그는 코로나19 피해 중소기업에는 6…
제21대 국회의원 총선거를 닷새 앞둔 10일 저녁. 서울 관악구에 있는 한 스튜디오에 관악을에 출마하는 후보 7명 가운데 5명이 모였다. 마지막 표심 잡기에 분초를 다투는 출마자들을 이렇게 한데 모은 건 다름 아닌 ‘지역 청년’들이었다. 행사를 주최한 단체는 ‘관악청년문화예술네트…
“전 국민 이동제한을 하지 않은 한국은 한때 중국 다음으로 감염자가 많았습니다. 그런데 사망자는 굉장히 적습니다. 어떻게 이런 훌륭한 결과가 나왔는지 알아보겠습니다.” 9일(현지 시간) 프랑스 최대 민영방송인 TF1 저녁뉴스에 나온 앵커의 멘트다. 이후 약 3분 동안 한국의 신종 …
3년 전쯤 청년 일자리 문제를 취재하면서 ‘광주형 일자리’라는 말을 처음 들었다. 산업 고도화가 불러오는 일자리 감소는 선진국들이 이미 경험한 일이다. 이들도 대안을 모색했지만 해답으로 참고할 만한 성공 사례는 많지 않았다. 그나마 모범 사례로 인정받는 것이 평균보다 낮은 임금을 감수…
올해 3월 1일부터 이달 7일까지 외국인투자가는 유가증권시장에서 14조4400억 원어치를 팔았다. 이를 받아낸 건 연기금 같은 기관투자가(8400억 원 순매수)가 아니라 12조2600억 원어치를 사들인 개인투자자들이다. 이에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은 팔고 개인은 사는 흐름을 놓고 ‘동학…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온라인을 통해서도 전염되는 것 같아요.” 보안업체 안랩 관계자가 최근 애플리케이션(앱) 마켓에 돌아다니는 국내 대형 택배회사 A사의 사칭 앱 이미지(사진)를 건네며 한 말이다. 사칭 앱에 접속하면 뜨는 사용자 인터페이스(UI) 화면도 A사…
동아일보가 1일 창간 100년을 맞아 선보인 ‘청년 100인의 두 번째 돌잡이’ 시리즈는 기획부터 취재까지 꽤나 유쾌했다. 취재팀과 만난 19∼34세 청년 100명이 자신의 미래를 상징하는 물건을 하나 골라 그 안에 담긴 사연과 다짐을 소개한다는 설정이었다. 세상모르는 한 살배기 …
전 세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휘청거리고 있다. 전체 확진자 수는 이미 100만 명을 넘겼고 경제적 타격도 현실화되고 있다. 그럼에도 북한은 “확진자가 한 명도 발생하지 않았다”며 ‘코로나 청정국’임을 고집스럽게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와 관…
“도대체 준다는 건지, 안 준다는 건지…. 희망고문도 이건 너무한 것 아닙니까?” 서울에서 직장에 다니는 김모 씨(31)는 정부가 준다는 긴급재난지원금을 자신이 받을 수 있을지 아직도 혼란스럽다. 1인 가구인 김 씨의 한달 소득은 200만 원대 중반으로 정부가 말한 소득 하위 70…
경남 사천시에서 화장품 가게를 운영하는 A 씨는 요즘 텅 빈 거리를 보는 게 일상이 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도심을 오가는 발걸음이 뚝 끊겼기 때문이다. 매출이 0인 날도 부지기수다. A 씨는 “매출이 평소의 3분의 1로 줄었다”며 “퇴근시간 이후에도 손님이 …
“아침 ‘새벽’이라는 이름의 별을 보며 출근했다.” 사내메신저에 올려놓은 글은 씁쓸했다. 흔히 부르는 ‘상태 메시지’란 용어가 이리도 안타까울 수 있을까. 경기 파주시농업기술센터의 정승재 주무관(51)은 지난달 20일 근무 도중 심근경색으로 쓰러졌다. 열흘 뒤인 지난달 30일, 정…
“딸이 유학생으로 헝가리에 있어요. 기업이 전세기를 보낸다는 기사를 봤는데, 이 전세기를 탈 방법이 있나요. 부모 된 심정으로 마음이 급하네요….” 최근 한 독자로부터 e메일을 받았다. 헝가리에 배터리 공장을 둔 SK이노베이션이 현지로 전세기를 보내는 방안을 검토한다는 내용의 본보…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수성(守城)이냐,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KCGI, 반도건설의 반(反)조원태 3자연합의 반란이냐로 관심이 모아진 한진그룹 지주사 한진칼의 정기 주주총회가 27일로 끝이 났다. 결과는 조 회장의 압승이었다. 조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은 물론 조 회장 측이 내세…
“올해는 넘어갔지만 내년은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 깊은 한숨과 함께 돌아온 한 재계 관계자의 답변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질문에 대한 것이 아니었다. 3월 정기 주주총회 시즌에서 보여준 경영간섭 권한이 강화된 국민연금의 ‘활약’에 대한 질문이었다. 정부…
“총선맞이 언론플레이 한다고 n번방 수사 집중시키는 모양인데, 그동안은 ○○사이트 많이 이용하십시오.” 이른바 ‘n번방’ 사건의 주모자인 조주빈(25)이 서울 종로경찰서에서 전국에 얼굴을 드러낸 25일 한국어 다크웹(dark web) 사이트 한 곳에는 이런 글이 올라왔다. 텔레그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