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멘델스존의 이상, 한국관객에 전달하고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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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1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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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의 오케스트라 로열 콘세르트헤바우와 협연 바이올리니스트 길 샤함

동아일보 자료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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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열 콘세르트헤바우는 어릴 때부터 제게 꿈의 오케스트라였습니다.”

13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마리스 얀손스 지휘 로열 콘세르트헤바우 오케스트라와 멘델스존의 바이올린 협주곡을 협연하는 바이올리니스트 길 샤함 씨(39·사진)의 말. 세종솔로이스츠와도 여러 차례 한국 무대에서 협연했던 그를 e메일로 인터뷰했다. 질문지는 지난달 보냈지만 미국 워싱턴 케네디센터에서 내셔널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4∼7일 프로코피예프의 바이올린 협주곡을 협연하느라 바쁜 일정을 보낸 그는 9일 뉴욕 자택에 돌아와 답신을 보내왔다.

“7세 때 우리 가족이 미국에서 이스라엘로 이주하기 전, 잠깐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지냈었어요. 부모님이 어린 제 손을 잡고 여러 차례 콘세르트헤바우의 연주회를 보러 가셨는데, 그때 저는 바이올린을 막 배우기 시작한 참이었죠. 생전 첫 오케스트라 연주회 관람에서 이 멋진 오케스트라를 만난 건 정말 멋지고 행복한 경험이었어요.”

그가 DG(도이체 그라모폰) 레이블로 주세페 시노폴리 지휘 필하모니아 오케스트라와 협연한 멘델스존 협주곡 음반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그의 연주는 특히 따뜻하고 풍요한 음색으로 정평이 나있다. 그의 연주 특징 자체가 멘델스존에는 ‘최적’이란 평가다.

“친절한 평가네요. 그렇지만 저는 연주라는 행위가 배우의 연기와 같다고 생각해요. 배우의 개성이 작품의 매력을 더해줄 수 있지만 본질적으로는 원작이 가진 이상(理想)을 관객에게 잘 전달하는 게 목표죠.” 연주에서 ‘샤함’보다는 ‘멘델스존’이 들리도록 하겠다는 다짐처럼 들렸다.

그는 서구 바이올리니스트 중 대표적 ‘지한파’로 통한다. “줄리아드음악원에서 강효 교수님께 배웠죠. 아내 아델레 앤서니도 강 교수님 제자였고 우리 둘 다 세종솔로이스츠와 여러 차례 협연했어요. 행운이라고 생각해요! 왜냐하면 한국은 우리가 하는 일(음악)의 새로운 중심으로 떠오르는 나라이니까요.”

로열 콘세르트헤바우의 지휘자 얀손스에 대해서는 “어떤 솔리스트든지 그와 협연하고 싶어 한다”고 했다. “그는 다른 사람의 아이디어에 마음이 열려 있는 분이면서 한편으로는 음악의 세부까지 꿰뚫어보는 지휘자거든요. 저도 이번에 연주할 멘델스존의 협주곡을 여러 차례 협연했어요. 한마디로 서울 무대가 기다려집니다.”

샤함이 협연하는 13일 공연에서 얀손스와 로열 콘세르트헤바우 오케스트라는 로시니 ‘기욤(빌헬름) 텔’ 서곡과 브람스 교향곡 4번도 연주한다. 12일에는 베토벤 레오노레 서곡 3번과 야나체크 ‘타라스 불바’, 차이콥스키 교향곡 4번을 연주한다. 오후 8시. 6만∼42만 원. 02-6303-7700

유윤종 기자 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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