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사회]‘공포의 문화’…美사회 지배하는 ‘근거없는 공포’

  • 입력 2005년 2월 18일 16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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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의 문화/배리 글래스너 지음 연진희 옮김/391쪽·1만5000원·부광

1990년대 미국인의 3분의 2는 당시의 범죄율이 1980년대 후반의 2배라고 생각했고, 10대를 위협하는 가장 큰 문제로 약물 남용을 꼽았다. 그러나 1990년대 범죄율은 1980년대 후반의 범죄율보다 더 낮았고, 약물복용자 수는 1990년대 후반 그 전 10년간에 비해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빌 클린턴 대통령 시절 ‘미국의 가장 심각한 사회문제’로 지적된 10대 미혼모 문제는 실제로는 1950년대에 가장 높았다. 또 미국의 살인사건 발생률은 1990년에 비해 1998년 20% 떨어졌지만 같은 기간 주요 방송사가 내보낸 살인사건 보도 횟수는 600% 증가했다.

미국 서던 캘리포니아대 사회학과 교수인 저자는 미국 사회가 근거 없는 공포의 지배를 받고 있다고 분석한다. 그는 이런 현상의 배후에 공포 마케팅을 통해 이익을 얻는 정치인, 이익단체, 미디어라는 3대 공포행상인들이 있다고 비판한다.

“과장된 공포가 우리 자신을 파괴하기 전에 그러한 공포에 대해 의심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는 저자의 주장은 2003년 아카데미상을 수상한 마이클 무어 감독의 다큐멘터리 ‘볼링 포 콜럼바인’ 제작의 모태가 됐다.

권재현 기자 confett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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