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암아트홀이 지난해에 이어 세계적 연주가들이 출연하는 음악축제 ‘뮤직알프 페스티벌’을 개최한다. 27일∼12월 5일 열리는 올해 축제의 주제는 ‘보헤미안의 자유와 낭만: 프랑스 & 라보엠’. 제목에서 연상되는 것과 달리 이번 축제에 푸치니 오페라 ‘라보엠’은 한 소절도 등장하지 않는다.
“오페라 ‘라보엠’의 배경이 된 19세기 파리는 권력이나 성공보다는 자유로운 예술혼을 추구하는 가난한 예술가들의 무대였습니다. 이런 시대상황을 연속 콘서트로 조명해보려 했죠.”
축제의 음악감독 강동석씨(바이올리니스트·연세대 교수·사진)의 설명이다.
이번 축제에서 프랑스와 함께 부각되는 또 하나의 지명은 ‘보헤미아’(오늘날의 체코 서부)다. ‘라보엠’의 ‘보엠’은 ‘보헤미아 사람’이라는 뜻. 보헤미아에 모여 살던 집시들은 18세기 이후 대거 서유럽으로 진출했다. 노래와 방랑, 기행(奇行)을 일삼던 이들의 자유정신을 가난한 예술가들이 이어받았고, 이 때문에 사람들은 무명 예술가들을 ‘보엠’이라는 애칭으로 부르게 됐다.
27일 개막 콘서트 ‘라보엠-집시에의 영감’에는 피아니스트 한동일, 첼리스트 양성원씨 등이 출연해 집시 음악에서 영향 받은 브람스와 도플러 등의 작품을 연주한다. 28일 ‘프랑스의 향기’와 12월 5일 폐막 콘서트 ‘라 벨 에포크’에서는 19세기 말 낭만주의가 감각주의로 흐르던 시기의 프랑스 음악을 조감한다. 12월 3일 ‘카바레의 밤’에서는 유럽 대중음악을 태동시킨 카바레를 무대로 연주되던 요한 시트라우스의 왈츠, 에디트 피아프의 샹송 등이 소개된다. 12월 4일 ‘드보르자크: 구세계와 신세계’에서는 보헤미아 인이자 올해 서거 100주년을 맞은 드보르자크의 음악세계를 조명한다. 02-751-9606∼9610, www.hoamarthall.org
2004년 뮤직알프 페스티벌 주요일정 | |||
제목 | 일시 | 주요 연주곡 | 주요 출연자 |
라 보엠-집시 인스피레이션 | 27일 8시 | 브람스 ‘집시의 노래’, 브람스 피아노4중주 1번 | 한동일, 파스칼 드봐이용(피아노), 엘렌 델라볼트(메조소프라노) |
프랑스의 향기 | 28일 5시 | 라벨 현악4중주, 프랑크 피아노5중주 | 강동석, 양고운(바이올린), 아발론 현악4중주단 |
동방의 길 | 12월 1일8시 | 베버 플루트 3중주, 드보르자크 피아노 5중주 | 김영호, 김대진(피아노), 조영창(첼로) |
카바레의밤 | 12월 3일8시 | 시트라우스 ‘남국의 장미’ 왈츠, 모노 ‘파담 파담’ | 이경숙(피아노), 엘렌 델라볼트 (메조소프라노) |
드보르자크:구세계와 신세계 | 12월 4일8시 | 드보르자크 피아노3중주 ‘둠키’, 슬라브 춤곡 작품 46 | 김대진(피아노), 제임스 버즈웰(바이올린), 게리 호프만(첼로) |
라 벨 에포크 | 12월 5일5시 | 포레 ‘꿈꾸고 난 후’, 풀랑 ‘기타’ | 엘렌 델라볼트(메조소프라노), 이자벨 모레티(하프) |
유윤종기자 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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