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만추, 보헤미안의 낭만속으로

  • 입력 2004년 11월 8일 18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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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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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보엠에 라보엠이 없다?”

호암아트홀이 지난해에 이어 세계적 연주가들이 출연하는 음악축제 ‘뮤직알프 페스티벌’을 개최한다. 27일∼12월 5일 열리는 올해 축제의 주제는 ‘보헤미안의 자유와 낭만: 프랑스 & 라보엠’. 제목에서 연상되는 것과 달리 이번 축제에 푸치니 오페라 ‘라보엠’은 한 소절도 등장하지 않는다.

“오페라 ‘라보엠’의 배경이 된 19세기 파리는 권력이나 성공보다는 자유로운 예술혼을 추구하는 가난한 예술가들의 무대였습니다. 이런 시대상황을 연속 콘서트로 조명해보려 했죠.”

축제의 음악감독 강동석씨(바이올리니스트·연세대 교수·사진)의 설명이다.

이번 축제에서 프랑스와 함께 부각되는 또 하나의 지명은 ‘보헤미아’(오늘날의 체코 서부)다. ‘라보엠’의 ‘보엠’은 ‘보헤미아 사람’이라는 뜻. 보헤미아에 모여 살던 집시들은 18세기 이후 대거 서유럽으로 진출했다. 노래와 방랑, 기행(奇行)을 일삼던 이들의 자유정신을 가난한 예술가들이 이어받았고, 이 때문에 사람들은 무명 예술가들을 ‘보엠’이라는 애칭으로 부르게 됐다.

27일 개막 콘서트 ‘라보엠-집시에의 영감’에는 피아니스트 한동일, 첼리스트 양성원씨 등이 출연해 집시 음악에서 영향 받은 브람스와 도플러 등의 작품을 연주한다. 28일 ‘프랑스의 향기’와 12월 5일 폐막 콘서트 ‘라 벨 에포크’에서는 19세기 말 낭만주의가 감각주의로 흐르던 시기의 프랑스 음악을 조감한다. 12월 3일 ‘카바레의 밤’에서는 유럽 대중음악을 태동시킨 카바레를 무대로 연주되던 요한 시트라우스의 왈츠, 에디트 피아프의 샹송 등이 소개된다. 12월 4일 ‘드보르자크: 구세계와 신세계’에서는 보헤미아 인이자 올해 서거 100주년을 맞은 드보르자크의 음악세계를 조명한다. 02-751-9606∼9610, www.hoamarthall.org

2004년 뮤직알프 페스티벌 주요일정
제목일시주요 연주곡주요 출연자
라 보엠-집시 인스피레이션27일 8시브람스 ‘집시의 노래’, 브람스 피아노4중주 1번한동일, 파스칼 드봐이용(피아노), 엘렌 델라볼트(메조소프라노)
프랑스의 향기28일 5시라벨 현악4중주, 프랑크 피아노5중주강동석, 양고운(바이올린), 아발론 현악4중주단
동방의 길12월 1일8시베버 플루트 3중주, 드보르자크 피아노 5중주김영호, 김대진(피아노), 조영창(첼로)
카바레의12월 3일8시시트라우스 ‘남국의 장미’ 왈츠, 모노 ‘파담 파담’이경숙(피아노), 엘렌 델라볼트 (메조소프라노)
드보르자크:구세계와 신세계12월 4일8시드보르자크 피아노3중주 ‘둠키’, 슬라브 춤곡 작품 46김대진(피아노), 제임스 버즈웰(바이올린), 게리 호프만(첼로)
라 벨 에포크12월 5일5시포레 ‘꿈꾸고 난 후’, 풀랑 ‘기타’엘렌 델라볼트(메조소프라노), 이자벨 모레티(하프)

유윤종기자 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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