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천군 훼손위기]"피부병 특효 '옻샘'의 신비 지켜주오"

입력 2000-09-19 19:16수정 2009-09-22 0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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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적으로 5개 안팎에 불과한 ‘옻샘’ 가운데 하나인 경기 연천군의 옻샘이 훼손될 위기에 처해 있다.

경기 연천군 미산면 아미2리에 있는 이 옻샘은 91년 왕영신씨(60)가 발견한 것. 당시 심한 신장병을 앓아 요양차 이 곳에 정착했던 왕씨는 이 옻샘 덕분에 1년여 만에 치료 효과를 봤고, 이 일이 입소문으로 전해지면서 전국 각지에서 옻샘의 물맛을 보기 위한 발길이 이어져왔다.

옻나무 밑에서 자연 용출수가 올라오는 옻샘은 위장병과 피부병 등에 특효가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이 곳의 옻샘은 경기도 보건환경연구원의 45개 항목에 걸친 수질검사를 통과할 정도로 위생관리도 완벽하다.

왕씨가 옻샘을 처음 발견한 91년 당시 10그루였던 옻나무는 그의 손길이 닿으면서 20여 그루까지 늘어났으나, 96년 홍수 이후 대부분의 나무가 죽어 옻샘으로서의 효능을 잃을 위기에 처하기도 했다. 그러나 잎새 하나에도 정성을 다한 그의 덕분에 지금은 다시 10여 그루 이상으로 늘어나 옻샘의 효능이 회복됐다. 요즘 주말이면 100여명의 인파가 물맛을 보기 위해 이 곳을 찾는다.

옻나무 1m 아래에 있는 샘 바닥은 검은빛의 옻나무 진이 스며 있고 맛을 보면 단맛을 느낄 수 있다. 워낙 차갑기 때문에 논물로 쓰면 벼가 죽는다고 해 논둑으로는 흘러가지 못하게 막아두고 있다.

이같은 옻샘이 바로 앞을 지나는 군도(郡道) 4호선 2.3㎞ 포장공사 때문에 훼손될 위기에 처했다.

현재 포장 작업이 한창인 이 군도와 옻샘의 거리는 불과 2m. 왕씨는 “옻샘이 도로와 맞닿게 되면 먼지와 기름 등으로 금세 오염될 것”이라며 “옻샘의 보호대책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그는 하천변을 따라 포장되는 도로가 하천변 쪽으로 3m 이상의 간격을 두고 있으므로 좀더 하천 쪽으로 도로를 붙여 포장하면 옻샘이 그나마 보호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연천군은 그의 이같은 요청을 거부하고 있다.

지역 시민단체인 ‘연천포럼’도 희귀한 옻샘을 살리기 위한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으며 연천군이 옻샘의 정확한 효능을 파악해 직접 관리보전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연천군 관계자는 “공사가 진행 중인 상태라 도로를 하천변으로 옮길 수는 없다”며 “옻샘을 보전하기 위한 별도의 보호시설을 설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연천〓이동영기자>arg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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