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너교실]「묵은 세배」,미리 찾아 인사드려도 무방

  • 입력 1996년 12월 29일 20시 56분


「李成柱기자」 신정때는 이틀, 설때는 사흘간이 연휴다. 설을 쇠는 회사원 장영환씨(32·서울 양재동)는 사흘동안 시간을 쪼개 경북 경주시의 본가와 대구의 처가를 오가며 친인척 어른들에게 새배를 해야 한다. 그는 올해도 설연휴때 은사를 찾아뵙지 못할 것 같다. 장씨는 차라리 신정때 세배를 할까 망설여지는데 결례가 아닌가 헷갈린다. 한국전례연구원 김득중원장은 『신정은 생활연도의 시작일 뿐 민속명절은 아니기 때문에 신정때 세배를 하는 것은 격에 맞지 않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신정만을 쇠거나 신정과 구정 이중과세를 하는 사람들도 있다. 실제로 직장상사나 은사 등에게는 신정때 세배를 하는 사람들이 적지않다. 신정을 쇠든 설을 쇠든 그때 시간이 없어 어른들을 다 못 찾아뵐 경우 「묵은 세배(舊歲拜)」를 해도 된다. 묵은세배는 원래 설때 찾아뵙지 못할 어른에게 섣달 그믐경 미리 세배를 하는 풍습. 세배를 받는 어른이 신정을 쇠는 경우 양력 연말, 설을 쇠는 경우 섣달 그믐경 미리 세배를 할 수 있다. 묵은세배를 하러 어른댁을 방문해서는 처음에는 가볍게 인사를 하고 대화를 마치고 나올 때 정식으로 세배를 한다. 이때 말없이 세배만 하는 것이 원칙이나 『건강하세요』 『손자 보시도록 오래 사세요』 등의 가벼운 인사를 곁들이는 것도 좋다. 새해 아침 부부간에 세배를 하는 가정도 있다. 부부가 서로 마주보고 평절로 맞절을 하고는 서로 덕담을 나눈다. 김원장은 『옛날 양반들은 부부끼리 먼저 세배를 하고 자식들의 세배를 받았다』고 말했다. 아이들은 부모가 신년인사를 나누는 것을 보며 가족간 서로 존중해야 한다는 것을 배우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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