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삶이 무너져 시를 찾을때, 제목만 보고도 힘을 얻도록”
“요즘 쓰고 있는 작은 시집이 있는데 그 책은 네가 내주어야겠다. 너를 보면 겨우 참았던 미련들이 다시 무장무장 일어날 것 같아.” 2018년 3월 23일 새벽, 암 투병 중이던 허수경 시인(1964∼2018)이 출판사 ‘난다’의 대표인 김민정 시인(47)에게 보낸 e메일이다. 허 시…
- 2023-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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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쓰고 있는 작은 시집이 있는데 그 책은 네가 내주어야겠다. 너를 보면 겨우 참았던 미련들이 다시 무장무장 일어날 것 같아.” 2018년 3월 23일 새벽, 암 투병 중이던 허수경 시인(1964∼2018)이 출판사 ‘난다’의 대표인 김민정 시인(47)에게 보낸 e메일이다. 허 시…

2020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시인 루이즈 글릭이 별세했다. 향년 80세. 뉴욕타임스 등 해외 언론에 따르면 고인은 지난 13일(현지시간) 매사추세츠주 케임브리지의 자택에서 암 투병 중 사망했다. 1943년 뉴욕에서 태어난 글릭은 학창시절 거식증에 걸려 7년간 정신과 치료를 받는 …
![“첫 사랑은 영원하다는 생각이 든다” 40년 전 덴마크에서 온 시아버지의 엽서 [내손자 클럽]](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23/10/14/121666524.1.jpg)
최근 자신의 인생을 자서전으로 남기는 분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좋은 글을 쓰려면 우선 글감이 되는 인생의 자료를 잘 모아두어야 합니다. 글쓰기 고수들의 신박한 인생 기록 비법을 내·손·자(내 손으로 자서전 쓰기) 클럽이 소개합니다. “인간 실존의 기본 구조는 인간이 자기 자신…
![[그림책 한조각]밤은 언제 잠이 들지](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23/10/13/121656302.6.jpg)
![[책의 향기]일상의 물건 속 수천 년의 잠을 깨우다](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23/10/13/121656307.6.jpeg)
어릴 적 식당에서 안주로 나온 돼지머리 고기를 보며 ‘제일 처음 돼지머리를 먹을 생각을 한 사람은 누굴까?’ 하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누군지 알 수는 없지만, 분명히 있을 텐데…’ 하며. 살다 보면 누구나 한번쯤 하게 되는 ‘이게 어디서 유래한 거지?’라는 상상. 경희대 사학과 …
![[책의 향기]역경을 딛고 앉아 나는 쓰네](https://dimg.donga.com/a/296/167/95/4/wps/NEWS/IMAGE/2023/10/13/121656328.6.jpg)
역경을 딛고 ‘선다’는 표현이 있다. 얼마 전 다리를 다친 기자는 주저앉은 상태에선 혼자 힘으로 일어설 수 없었다. 책은 휠체어와 평생을 보낸 공상과학(SF) 작가가 쓴 에세이다. 장애가 있는 삶을 경쾌하게 풀어내며 저자는 장애를 “딛고 앉는다”. 선천성 근위축증이란 장애를 ‘쿨한…
![[책의 향기]도덕은 유전자의 산물? 이의 있습니다](https://dimg.donga.com/a/296/167/95/4/wps/NEWS/IMAGE/2023/10/13/121656324.6.jpg)
인간의 문화를 진화의 산물로 설명하려는 연구들이 적지 않다. 인류가 이렇게 저렇게 행동하는 이유는 진화에서 그것이 이득이 됐기 때문이라는 식이다. 수긍이 갈 때도 있지만 다소 고개를 갸웃하게 될 때도 많다. 인간이 놀랄 만한 이타성을 보이고, 고도의 사회를 구성하며, 수많은 위대한 예…
![사람의 본질을 묻자, 오랜 조상의 답변은[곽재식의 안드로메다 서점]](https://dimg.donga.com/a/296/167/95/4/wps/NEWS/IMAGE/2023/10/13/121656332.6.jpg)
동물을 관찰하는 과학 연구에서 동물을 사람처럼 여기며 대상에게 지나치게 감정을 이입하는 것은 방해가 될 때가 많다. 예를 들어 늑대와 토끼에 대해 연구하는 학자가 늑대는 사악한 침략자고 토끼는 평화롭고 불쌍한 피해자라는 시각으로 두 동물을 바라본다면 관찰의 폭은 좁아질 가능성이 높을 …
![[책의 향기/밑줄 긋기]내가 아직 쓰지 않은 것](https://dimg.donga.com/a/296/167/95/4/wps/NEWS/IMAGE/2023/10/13/121656351.8.jpg)
아직은 뛰고 있는 차가운 심장을 위하여 아주 오래된 노래를 불러주고 싶었다. 옛 노래들은 뜨겁고 옛 노래들은 비장하고 옛 노래들은 서러워서 냉소적인 모든 세계의 시간을 자연신의 만신전 앞으로 데리고 갈 것 같기에, 좋은 노래는 옛 노래의 영혼이라는 혀를 가지고 있을 것 같기에, 새로 …
![[책의 향기]폐어는 소와 형제간이다? 복잡한 분류학의 세계](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23/10/13/121659780.2.jpg)
연어, 폐어, 소. 셋 중 어느 둘이 가까운 관계이고, 어느 것이 먼 관계일까. 일단 연어와 폐어는 비슷하게 생겼다. 물속에 살며 종일 헤엄친다. 비늘로 덮여 있고 알을 낳는다. 이에 비해 소는 풀밭에 산다. 네 다리가 있고, 새끼를 낳는다. 언뜻 연어와 폐어가 가깝고, 소는 먼 관계…
![[어린이 책]싫다고 해야 할 때도 있어요](https://dimg.donga.com/a/296/167/95/4/wps/NEWS/IMAGE/2023/10/13/121656377.8.jpg)
티네는 리디아의 단짝 친구지만, 거침없는 성격 탓에 때론 리디아를 당혹스럽게 만든다. 리디아가 엄마랑 놀이공원에 간다는 말을 들은 티네가 리디아의 엄마를 찾아가 “저도 같이 가면 안 되나요?”라고 대뜸 조르는 식이다. 엄마와 단둘이 놀이공원에 가고 싶었던 리디아는 티네와 함께해야 하는…
![[책의 향기]인간은 왜 이렇게 오래 사는 걸까](https://dimg.donga.com/a/296/167/95/4/wps/NEWS/IMAGE/2023/10/13/121656372.8.jpg)
폐경을 겪는 동물은 인간을 비롯해 몸집이 거대한 코끼리와 이빨고래 등 단 6종뿐이다. 다른 종들은 죽을 때까지 임신할 수 있다. 번식을 통해 집단의 몸집을 불리는 능력은 자연에서 생존에 이로운 결정적 능력으로 꼽힌다. 이 능력을 잃으면 생존에 불리하다. 그런데 어째서 여성은 폐경 후에…
![[책의 향기]다양한 학문 넘나든 천재들](https://dimg.donga.com/a/296/167/95/4/wps/NEWS/IMAGE/2023/10/13/121656365.8.jpg)
여러 학문에 백과사전적인 관심을 가졌던 학자 500명을 백과사전식으로 다뤘다. 고대 그리스 학자들부터 현대의 수전 손태그와 올리버 색스까지, 서구 사회의 ‘폴리매스(polymath·박식한 사람)’ 500인이 주인공이다. 폴리매스를 천재, 박학다식, 팔방미인이란 단어로 표현하기에는 …
![[새로 나왔어요]사랑이 제곱이 되었다 外](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23/10/13/121659475.2.jpg)
● 사랑이 제곱이 되었다(전혜진 외 지음·허블)=신진 작가들이 쓴 공상과학(SF) 로맨스 소설 6편을 엮었다. ‘러브, 페어드’는 서로의 감정을 동기화해 느끼는 감정 동조 장치가 개발된 세상을 그렸다. 이 장치만 있으면 상대의 사랑을 의심하지 않을 수 있지만, 과연 이것이 올바른 사랑…

국내 창작 연극·뮤지컬의 희곡이 관객들에게 ‘굿즈’로 각광받고 있다. 대본이 여운을 간직하고 작품을 곱씹기 위한 소장품이 된 것이다. 지난달 서울 종로구 두산아트센터에서 공연된 창작극 ‘잘못된 성장의 사례’는 출판사 이음과 손잡고 개막과 동시에 희곡선으로 출간했다. 서울 중구 국립정…

“현대 서울의 역사를 한마디로 정의하면 ‘장독대와의 투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서울시는 전근대적이라는 이유로 ‘장독대 없애기’ 운동을 벌여왔지만, 여전히 도심 한복판 작은 마당엔 장독대가 남아 있습니다. 장독대는 농촌과 도시의 라이프스타일이 부딪히는 ‘문명의 충돌’을 보여주는 사료…

“나를 가르치는 건/언제나/시간./끄덕이며 끄덕이며 겨울 바다에 섰었네” (김남조의 시 ‘겨울바다 ’중) 생전 1000여 편의 시를 썼던 ‘사랑의 시인’이자 한국 여성 시단의 최고 원로 김남조 시인이 영면에 들었다. 12일 오전 서울 아산병원 장례식장에서 열린 고(故) 김남조 시…

“너는 네가 사는 나라가 지구의 중심이라 생각하지만, 세상엔 많은 나라가 있단다. 우리가 사는 지구 역시 우주의 중심이 아닐 수 있어.” 미국 작가 사샤 세이건(41)은 최근 한국을 찾기 며칠 전 딸에게 지구본을 보여주며 이렇게 말했다. ‘코스모스’를 쓴 미국 천문학자인 아버지 칼…

박완서 작가(1931∼2011)의 애장품이었던 투박한 바가지엔 작가의 생명관이 깃들어 있다. 아들딸을 차별하던 시절 박 작가의 시어머니는 딸을 낳은 며느리를 위해 정갈한 바가지를 마련했다. 그 바가지로 쌀을 씻고 미역을 불려 따뜻한 한 끼를 지어줬다. 시어머니는 아들이든 딸이든 상관없…

“사람이 죽으면 흙이 됩니다. 흙은 빨갱이도 적군도 아닙니다. 그냥 흙일 뿐이니 미워할 가치도 없습니다.” 1971년 7월 휴전선 부근에서 육군 소위로 복무하던 김홍신 작가(76)는 육군에서 조사를 받던 중 이렇게 진술했다. 박정희 당시 대통령의 제7대 대통령 취임식이 열리던 달 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