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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종묵의 ‘한시 마중’]<13>낙동강 하구의 갈대밭

    부산 사람이 아니라도 을숙도의 가을을 기억하는 사람이 제법 있을 것입니다. 근대화의 충격을 받으면서 많이 훼손되기는 했지만 을숙도가 있는 낙동강 하구는 갈대밭이 있어 가을의 정취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눈을 즐겁게 합니다. 허훈(許薰·1836∼1907)이라는 경북 선산

    • 2012-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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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종묵의 ‘한시 마중’]<12>아름다운 가을의 들녘

    시는 그림으로 그릴 수 없는 풍경도 담을 수 있습니다. 18세기 무렵 우리 한시는 감각이 살아 있는 풍경화를 그린 것이 많아 시를 읽는 사람의 눈을 즐겁게 해줍니다. 이공무(李功懋)라는 사람이 길을 가다가 본 풍경을 읊은 시도 그러합니다. 이공무는 18세기 뛰어난 학자

    • 2012-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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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종묵의 ‘한시 마중’]<11>생명을 얻은 낙엽

    가을이 깊어갑니다. 곱던 단풍도 비바람에 떨어져 사방 산이 휑합니다. 단풍잎은 이제 생명을 다하였나 봅니다. 그러나 시인의 눈에는 그렇지 않습니다. 조선 초기의 대학자 권근(權近)의 아우인 권우(權遇·1363∼1419)는 떨어진 나뭇잎에 생명을 불어넣었습니다. 그래서

    • 2012-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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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종묵의 ‘한시 마중’]<10>벗이 보내준 만두 한 그릇

    [이종묵의 ‘한시 마중’]<10>벗이 보내준 만두 한 그릇

    날씨가 제법 찹니다. 뜨끈한 만둣국이 생각납니다. 예전 선비들은 먹을거리를 선물로 많이 보냈습니다. 조선 초기 시인 서거정(徐居正·1420∼1488)은 벗 김유(金紐)에게서 만두를 선물로 받았습니다. 고급스러운 붉은 찬합에 하얀 만두를 담고, 매실로 담근 간장, 계피와 생강을 찧어 담…

    • 2012-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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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종묵의 ‘한시 마중’]<9>가족의 산책

    아직 볕이 좋을 때 짬을 내어 가족의 손을 잡고 들길을 걸어보면 어떨까요? 인생살이 무어라고 아등바등 삽니까? 명예와 권력, 부귀와 영화가 대수겠습니까? 17세기 문인인 오숙(吳숙·1592∼1634)은 그렇게 살지 말라고 권합니다. 그러면서 가족이 함께 산책하는 즐거움을

    • 2012-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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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종묵의 ‘한시 마중’]<8>비 내리는 가을 밤

    우리나라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시가 아닌가 싶습니다. 웬만한 분들은 외기까지 할 겁니다. 그런데 왜 이 시가 좋을까요? ‘만리심(萬里心)’에 끌려 11세에 당나라로 유학한 최치원(崔致遠·857∼?)이 고향을 그리워하는 마음을 담았다고 풀이하지만 그런 것 같지는 않습니

    • 2012-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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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종묵의 ‘한시 마중’]<7>단풍같이 붉은 얼굴

    가을의 끝자락을 잡고 조촐한 술자리를 열고 싶습니다. 아름다운 사람과 함께하는 자리라면 더욱 좋겠지요. 그런 자리에 이런 시를 한 편 읽었으면 합니다. 성로(成輅·1550∼1615)라는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시인이 있었습니다. 창녕 성씨 명문의 후손이었지만 벼슬을 옳게

    • 2012-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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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종묵의 ‘한시 마중’]<6>산을 오르면서

    사람들은 다리 힘을 기르려고 산에 오르지만, 산을 오르다 보면 여러 가지 생각도 하게 됩니다. 퇴계(退溪) 이황(李滉)과 함께 조선 전기 유학을 대표하는 남명(南冥) 조식(曺植)은 지리산을 유람하면서 “산을 보고 물을 보고 사람을 보고 세상을 본다(看山看水看人間世)”

    • 2012-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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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종묵의 ‘한시 마중’]<5>낙엽 밟는 소리

    오동잎 떨어지는 소리에 가을이 오고 낙엽이 뒹구는 소리에 가을이 갑니다. 호젓한 암자 하나 바위를 등지고 서 있습니다. 그곳으로 고불고불 오솔길 하나 나 있습니다. 산속이라 벌써 찬바람이 매서워 오구나무 잎이 바삐 붉게 물들기 시작합니다. 그때 어디선가 낙엽 밟는

    • 2012-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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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종묵의 ‘한시 마중’]<4>책 읽는 소리

    세상에 책 읽는 소리보다 아름다운 것이 있을까요? 19세기의 학자 임헌회(任憲晦·1811∼1876) 역시 그러하였습니다. 임헌회는 세상이 어수선해지자 벼슬을 마다하고 공주 산골로 들어가 조용히 살고자 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도 자식이 열심히 책을 읽으면 세사(世事)의

    • 2012-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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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종묵의 ‘한시 마중’]<3>기다리는 사람

    아직 단풍이 곱고 국화가 아름답지만 가을의 풍경을 보노라면 왠지 쓸쓸해집니다. 사람이 그리운 게지요. 을사사화에 연루되어 1547년 젊은 사림(士林) 노수신(盧守愼)은 전라도 진도로 유배되었습니다. 그로부터 18년이 지난 1565년 무렵 이 시를 지었습니다. 얼마나 사람

    • 2012-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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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종묵의 ‘한시 마중’]<2>지리산 산골의 가을

    조선 전기 사림의 영수로 알려진 김종직(金宗直·1431∼1492)은 경상도 함양(咸陽)의 군수로 있던 1471년 가을 벗들과 지리산을 유람했습니다. 천왕봉을 오르는 도중 의탄 마을이라는 곳에 도착해 이런 시를 지었습니다. 540년도 더 지난 오늘날도 지리산 기슭에 두면 어울

    • 2012-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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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종묵의 ‘한시 마중’]<1>벗이 짚신을 보낸 뜻

    [이종묵의 ‘한시 마중’]<1>벗이 짚신을 보낸 뜻

    벗이 멀리서 신발 한 켤레 보낸 것은내 뜰에 푸른 이끼 덮였음을 알아서겠지.그리워라, 작년 저물어가는 가을 절에서온 산 가득한 붉은 단풍잎을 밟고 다녔지.故人遙寄一雙來知我庭中有綠苔仍憶去年秋寺暮滿山紅葉踏穿回―윤결 ‘산승이 짚신을 보내주어서(山人寄鞋)’가을이 되면 왠지 사람이 그리워집니다…

    • 2012-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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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원중의 한자로 읽는 고전]<151·끝>견소왈명(見小曰明)

    [김원중의 한자로 읽는 고전]<151·끝>견소왈명(見小曰明)

    사소한 변화를 감지하는 날카로운 통찰력을 의미하는 말로 노자 52장에 나오는 말이다. 이 말의 의미를 한비는 법가적으로 이렇게 재해석했다. “옛날 주왕(紂王)이 상아 젓가락을 만들자 기자(箕子·은나라의 마지막 왕인 주왕의 숙부. 태사(太師) 벼슬을 지냈으며 기(箕)땅을 하사받아 기자라…

    • 2012-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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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원중의 한자로 읽는 고전]<150>퇴고(推敲)

    시문을 지을 때 글자나 구절을 정성껏 다듬고 고치는 것을 가리키며 ‘추고(推敲)’라고도 한다. 이 말의 유래는 당시기사(唐詩紀事) ‘가도(賈島)’ 편에 나온다. 당나라 때 시인 가도(賈島)가 어느 날 노새를 타고 길을 가다가 문득 시상이 떠올라 시를 짓기 시작했다. ‘

    • 2012-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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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원중의 한자로 읽는 고전]<149>독조한강설(獨釣寒江雪)

    은둔하며 사는 낚시꾼의 삶을 말하는 것으로 당대의 오언절구의 절창으로 꼽히는 유종원(柳宗元)의 ‘강설(江雪)’이란 작품에 나온다. “온 산에 새 날지 않고/온 길에 사람 발자취 없는데./외로운 배엔 도롱이에 삿갓 쓴 노인/홀로 낚시질하는데 차가운 강엔 눈이 내린다(

    • 2012-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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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원중의 한자로 읽는 고전]<148>청천벽력(靑天霹靂)

    생각지도 못한 돌발사고나 급박한 상황이 벌어지는 것을 비유한다. 청천(靑天)은 청천(晴天)과 같으니 맑은 하늘의 날벼락이란 의미다. 남송(南宋)의 애국 시인 육유(陸游)는 자는 무관(務觀)이고 호는 방옹(放翁)이며, 금나라가 쳐들어왔을 때 살았던 시인으로 그는 중원을

    • 2012-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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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원중의 한자로 읽는 고전]<147>녹엽성음(綠葉成陰)

    여자가 결혼해 자녀가 많은 것을 비유하며 당나라 시인 두목(杜牧)의 시에서 나온 말이다. 명문귀족 출신답게 26세에 진사에 급제하였으나 한동안 막부(幕府)의 각료나 지방관을 지내는 등 벼슬길이 순조롭지 않았다. 높은 벼슬을 하면서도 만족하지 않았고 양주(陽州) 진주

    • 2012-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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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원중의 한자로 읽는 고전]<146>부마(駙馬)

    부마란 본래 왕의 행차에 여벌로 준비한 예비용 수레인 부거(副車)를 끌던 말을 뜻하는 것이었다. 동진(東晉)의 간보(干寶)가 편찬한 설화집 ‘수신기(搜神記)’ 권16에 이런 내용이 있다. 전국시대 농서((농,롱)西) 땅에 신도탁(辛道度)이라는 젊은이가 살고 있었다. 그는

    • 2012-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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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원중의 한자로 읽는 고전]<145>공휴일궤(功虧一(竹+貴)

    사소한 방심으로 거의 완성된 사업이 헛될 수도 있다는 의미다. 구인일궤(九(人+刃)一(竹+貴)), 미성일궤(未成一(竹+貴))라고도 한다. 궤(竹+貴)는 광(筐)자와 같으며 흙을 담는 도구로, 대나무로 만든다. 상서(尙書) ‘여오(旅獒)’편에 이런 이야기가 있다. 주나라 무왕(武

    • 2012-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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