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후보, 美 CBS뉴스레이더 인터뷰 요지

  • 입력 2002년 4월 29일 15시 55분


- 소감 한마디

▲ 꿈인지 생시인지 싶다. 기쁘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마음이 무겁다.

- 대선 후보경선 가운데 가장 놀란 사람이 노무현 후보 자신이라는 말이 있었는데 승리의 요인은?

▲ 지금까지 누가 이길 것 이라는 추측이 많았는데 그 추측은 기존의 정치 질서를 전제로 한것이다. 그런데 막상해보니 정치질서의 변화에 대한 국민들의 요구가 워낙 거세 큰 변화가 온것같다. 그래서 국민들의 변화에 대한 요구, 정치개혁에 대한 요구가 이런 이변이라면 이변일 수 있는 결과를 불러온 것이다.

- 국민경선이란 시스템이 큰 기여를 했다고 보십니까?

▲ 그렇다. 국민들의 변화의 기대가 폭발할 수 있는 분출구를 만든 것이 국민경선제이다.

- 언제부터 승리를 확신하셨는지.

▲ 광주에서 승리하면서 확신하게 되었다.

- 지난 주말 후보수락 연설에서 말씀하신 집권 청사진 과제를 다시 요약하신다면.

▲ 무엇보다도 민주당의 국민경선을 통해 시작된 정치개혁을 계속해서 정치개혁을 완성해 나가야 한다. 과거의 권위적인 정치, 가신정치로 이야기 되는 이런 폐쇄적인 정치 구조를 완전히 청산하고 좀 더 민주적인 정치를 만들어가야 한다. 또 정치개혁의 가장 큰 과제가 지역간 분열정치를 극복하는 것이다. 그것을 바로 국민통합으로 발전시켜 나가야한다. 우리 사회의 기술혁신이나 지식경쟁력이 중요하게 이야기 되고 있지만 그 이상으로 우리 사회의 원칙과 신뢰라는 사회적 자본이 바로 서야 한다. 원칙이 바로선 사회를 향한 개혁을 해야 하겠다.

- 한화갑 당대표가 대선 경선을 그만두고부터 노무현 대권-한화갑 당권이라는 연대론이 제기 되었는데 결과도 그렇게 되었다. 앞으로 당권과 대선후보의 역할은?

▲ 권한상 완전히 분리된다. 나는 정부의 대표가 되기 위해서 대통령 후보가 된 것이고 당무에는 관여하지 않겠다. 당정분리가 되어 있다. 원래의 지시대로 당무는 한화갑 대표와 최고 위원들이 맡아서 책임지시도록 하고 혹시 희망사항이 있더라도 한 사람의 당원으로서 의견을 제시하는 수준이상으로 관여하지 않을 것이다.

- 선거대책기구는 언제 출범하는지.

▲ 지방 자치선거시에는 지방자치선거 대책본부가 만들어 질텐데 이것은 당지도부에서 구상하게 될 것이다. 지방선거가 끝나고 나면 대통령선거 대책본부가 만들어질텐데 그때는 내가 주도하게 된다.

- 정계개편에 대한 생각.

▲ 지금까지 원칙적인 방향을 말해왔다. 개혁은 가장 큰 과제이다. 우리 정치 지역구도는 정책구도로 반드시 개편되어야 한다. 그러나 실행과정에서 내가 먼저 나서서 무리하게 추진하게 됐을 때 우리 국민들이 과거에 보아왔듯이 인위적인 정계개편이랄지 또는 의원 빼오기라는 오해를 불러올 수 있기 때문에 먼저 국민들께서 변화된 정치적 상황을 이해하시고 우리 정계가 이렇게 바뀌어져 가겠구나 하는 인식을 하실 수 있도록 국민 설득을 하겠다. 그 후에 정치인들과 대화를 하겠다. 무리하게는 하지 않기 위해서 빠르게 전면에 나서지는 않을 것이다.

- 그동안 말씀하신 것을 비춰보면 한나라당의 비주류로 남아있는 강삼재의원도 포괄되어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 아직 구체적으로 누구라고 생각해보거나 하지는 않았다. 대체로 정치부에 출입하시는 언론인들과 대화해보면 자연스럽게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는 것을 느낀다고 한다. 정계개편은 특정인이 무리하게 추진해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고 시대의 흐름이라고 생각한다. 여당뿐아니라 야당도 자발적으로 이에 대한 공감대가 넓혀지고 있으며 자연스럽게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고 일어날 것이라고 본다.

- 보혁대결로 가는지.

▲ 나는 보혁대결보다는 변화를 거부하고 과거의 기득권에 안주하려는 사람들 흔히 말하는 수구세력과 변화와 개혁을 추진해가려는 사람들로 구분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보통 개혁 이야기를 하면 우선 좌파적 개혁 진보적 개혁을 떠올리게 되는데 실제로 우리 개혁과제중 많은 부분이 좌우와 관계 없이 합리적 개혁, 효율성을 위한 개혁, 투명성을 위한 개혁이 많이 있다 그런 것을 포함해보면 좌우로 구분하기는 쉽지 않은 점이 있다. 개혁적 세력 나머지 분들을 보수라고 할지 수구라고 할지는 그분들이 이름을 정해서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 부산 경남 울산 세곳에서 최소한 한곳의 광역단체장은 당선시키겠다고 하셨는데.

▲ 나는 아직 민주계인사 누가 나선다거나 희망한다거나 한다는 것을 확인하지 못했다. 특히 김영삼 전 대통령의 뜻으로는 확인하지 못했다. 선거라는 것이 부산시민들의 요구를 가장 잘 반영하는 후보를 내는 것이 성공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문재인 변호사와 같이 참신하고 시민들과 눈높이를 함께 하고 있는 봉사적인 사람을 내는 것이 부산 시민들의 변화에 대한 요구에 꼭 맞다고 생각하지만 다른 분들도 함께 당선 가능성에 대한 검증작업을 하고 있다. 그리고 혹시 또 다른 정치적 고려가 있다면 함께 종합할 생각이다.

- 김영삼 전 대통령을 만나시면 어떤 말씀을 하실 것인지.

▲ 인사를 드리러 가는 것이다. 인사에 감추어져 있는 희망사항은 이미 공개되었듯이 결국 민주세력을 함께 복원해 나가고 과거의 민주세력이 서로 손을 잡아야 한다. 현실적으로 김영삼 전 대통령께서 현실정치로 복귀하시는 것이 아니라 역사성을 복원해 나간다고 말해왔기 때문에 그런 뜻을 짐작하리라 생각한다. 옛날 얘기도 하고 앞으로 정치 대한 얘기도 하겠지만 원론적인 말씀을 나누게 될 것이다. 앞질러서 말씀드릴 상황이 아니다. 눈앞에 닥쳐있는 지방선거와 같은 문제를 가지고 말씀드리기에는 아직 분위기가 무르익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내일은 구체적인 문제는 말씀 안 드릴 생각이다.

- 김대중 대통령 예방에서 무슨 말씀을 하실 예정인지.

▲ 인사드리는 것이 전부일 것이다. 혼자만 가는 것이 아니고 당지도부와 함께 가기 때문에 인사드리는 것이 주된 목적이다. 요즘 가슴이 아프실 것이기 때문에 위로 말씀도 드렸으면 좋겠지만 구체적인 다른 얘기는 하지 않을 것이다.

- 김대중 대통령과의 관계 설정에 대해.

▲ 차별화라는 것이 차별화 하려고 해서 되는 것이 아니다. 차별화하지 않는다고 해서 똑같은 책임을 함께 지는 것은 아니다. 그래서 굳이 차별화를 하지 않을 것이다. 어쨌든 민주당이라는 정통야당의 법통을 이어가는 사람이다. 그런 점에서 김대중 대통령 이후의 정치적 공적을 계승해 나가는 사람이다. 그점을 솔직히 인정하려고 하고 그래서 정책면에 있어서의 각종 시챙착오라든지 또는 국민적 저항에 의한 실패라든지 이런 것은 다시 정비해서 하나 하나 성공시켜 나갈 것이다. 그래서 계승발전 시킨다고 말했다. 그리고 개인적인 정치문화라든지 관행의 문제는 계승하고 개혁해나가야 할 문제이기 때문에 그런 것은 계승발전의 문제가 아니고 극복과 개혁의 문제이다.

- 불안하다 거칠다는 평가에 대해.

▲ 나도 양면성이 있지만 국민들의 시각에도 양면성이 있는 것같다. 개혁을 바라면서도 변화에 대한 불안감을 느끼고 기존의 정치질서나 행태에 대한 개혁을 요구하면서도 새로운 정치행태가 나오면 생소해 하고 불안해하는 양면성이 있는 것같다. 그런 가운데 적절히 조화를 이루어 나가도록 조절하는 것이 과제라고 생각한다.

- 결국은 한나라당과의 대결이 될 것이라 보는데. 이회창 총재와의 지지도 격차가 다시 줄어들었다. 앞으로 이런 추세를 어떻게 극복하고 안정적으로 선두를 유지하실 것인지.

▲ 약간의 기복은 있지만, 기복이 있는 것은 당연한다. 나의 우세는 별 차이가 없다고 본다. 결국 대선에서 지지를 계속 이어나가는 전략은 개혁을 힘차게 추진해가는 것이다. 민주당과 내가 지지를 받는 것도 이번 국민경선의 과정이 과거의 정치 질서를 청산하는, 극복해나가는 개혁의 과정이기 때문에 지지도가 높아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개혁을 지속해나가야 한다. 대통령 선거에 있어서 과거와 같이 사람들을 많이 모으고 조직을 동원하고 흠집내기 하고 낡은 방식의 선거 방식을 지양하고 정책중심으로, 정책을 개발하고, 이 정책이라는 것이 추상적인, 이론적인 것이 아니고 실제 국민들 생활에 와닿는 구체적인 정책들을 하나하나 얘기 듣고 질문하고 토론하면서 다듬어 나가는 과정을 통해서 국민들의 신뢰를 얻어나갈 생각이다.

<김정훈기자>jng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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