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이야기]<425>破屋更遭連夜雨

  • 입력 2008년 5월 23일 02시 55분


破(파)는 破裂(파열)이나 破壞(파괴)처럼 깨뜨리거나 쪼개다 또는 깨지다의 뜻이다. 破竹之勢(파죽지세)는 대나무를 쪼개는 기세로, 감히 막을 수 없는 맹렬한 기세를 가리킨다. 破顔一笑(파안일소)는 즐거운 표정으로 한바탕 크게 웃는 것을 가리킨다. 破棄(파기)나 破婚(파혼)처럼 어기다의 뜻, 打破(타파)나 看破(간파)처럼 극복하거나 이기다의 뜻, 讀破(독파)처럼 끝내다의 뜻도 있다.

屋(옥)의 본뜻은 휘장이며 草屋(초옥)이나 社屋(사옥)처럼 집이나 건물의 뜻 외에, 여기서처럼 지붕을 뜻하기도 한다. 更(갱)은 다시 또는 더욱이의 뜻이며, 고치다의 뜻인 更(경)과는 구별된다.

遭(조)는 만나다 또는 당하다의 뜻이다. 遭難(조난)은 재난을 당하다의 뜻이다. 遭遇(조우)는 서로 만나다는 뜻 외에 처지나 운명을 뜻하기도 한다. 連(련)은 수레를 끌고 가는 것을 나타냈으며, 연속하다 또는 맞닿다의 뜻이다. 連夜(연야)는 밤 내내 잇다의 뜻으로, 連夜雨(연야우)는 밤이 새도록 계속 내리는 비를 가리킨다.

책받침으로 불리는 착(착)은 착(착)의 변형이다. 착(착)은 걸음을 뜻하는 척(척)과 멈춤을 뜻하는 止(지)가 결합된 것으로, 가다서다하다 또는 달리다의 뜻을 지녔다. 민책받침으로 불리는 인(인)은 척(척)을 길게 늘인 형태로 걸음을 길게 옮기는 것을 뜻한다.

어려움이나 재난은 유독 하나로만 끝나지 않고 연이어 발생한다. “배에 물이 새니 또 맞바람이 친다”고도 했다. 禍不單行(화불단행)이라는 말도 있다. 재난이 발생하면 그로 인해 평상시라면 괜찮을 일이 또 다른 재난이 되기도 한다. 커다란 천재지변에 따른 여러 재난을 잘 극복할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 明(명) 施耐庵(시내암)의 ‘水滸傳(수호전)’에 보인다.

오수형 서울대 교수·중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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