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지예 “산천어 축제, 생태계 파괴·동물학대…양식장서 가져온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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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1월 8일 10시 1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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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지예 녹색당 공동운영위원장. 사진=동아일보DB
신지예 녹색당 공동운영위원장. 사진=동아일보DB
화천산천어축제가 강원 화천군 화천천 얼음벌판에서 성황리에 열리고 있는 가운데, 신지예 녹색당 공동운영위원장은 “해당 축제를 전면적으로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 공동운영위원장은 7일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 입니다’와 인터뷰에서 산천어 축제에 대해 “생태계 파괴와 동물 학대를 야기 한다”면서 이 같이 말했다.

올해로 16회를 맞은 강원 화천산천어축제가 지구촌 축제로 자리 잡았다. 지난 2011년 세계적인 여행전문 사이트인 ‘론니플래닛’이 겨울철 7대 불가사의에 선정했고, 미국 매체 CNN이 이를 크게 보도하면서 국내는 물론 국제적으로도 ‘꼭 가봐야 할 겨울 관광지’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것.

론니플래닛은 화천산천어축제를 7대 불가사의에 선정한 이유에 대해 조용한 시골 농촌마을인 화천이 축제가 열리는 기간 중에는 일시적으로 100만 명이 넘는 인파가 몰리면서 평소와는 크게 다른 이미지를 보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올해도 개막 첫날인 5일 7173명의 외국인 관광객이 축제장을 찾은데 이어 둘째 날인 6일 6906명 등 지금까지 총 1만4079명의 외국인 관광객이 방문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7940명보다 무려 1.8배나 증가한 것이다. 5, 6일에만 무려 26만 명이 넘는 관광객이 산천어축제장을 찾았다.

신 공동운영위원장은 “론니 플래닛에서 약간 비꼬는 형식으로 이 행사가 선정이 된 것이다. 다른 여행으로는 캐나다에 오로라가 펼쳐진다거나 아니면 스웨덴의 순록이 대이동한다든가 그런데 맨 마지막 한국에서는 이렇게 100만 명이 떼로 모여서 물고기를 잡더라 이렇게 약간 우스꽝스러운 행사로 선정되었다고 비꼬는 의미가 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산천어 축제는 생태계 파괴와 동물 학대를 야기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동물보호단체가 해당 축제를 반대하는 주요한 이유로 생태계 파괴를 지적했다고 전한 그는 “산천어는 원래 화천에서 활동하는 종이 아니다. 산천어 약 200톤 정도를 전국의 17개 정도의 양식장과 계약해서 이 행사를 위해 공급해 오는 것이다. 서식지가 아닌 곳에서 생태계 교란을 일으킬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행사를 하기 위해 축구장면적의 70배 넓이의 얼음 빙판을 만드는데 이를 만들 때 얼음 두께를 두껍게 하기 위해 강 하류에 있는 흙을 모두 파헤치고 댐처럼 물을 넣는다. 그 과정 속에서 생태계가 파괴되는 것은 당연한 결과”라고 덧붙였다.

또한 “축제 과정에서 물고기가 굉장히 많은 고통을 겪는다. 아까 말했던 것처럼 서식지가 아닌 곳으로 이동할 때 물고기는 극심한 고통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비인도적이라고 생각한다. 해당 축제도 동물복지를 위한, 동물권을 위한 행사로 거듭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생태계 자체가 이 행사를 위해 적합한 공간인지를 따져봐야 한다. 주민들도 함께 살고 동물도 학대하지 않는 방향의 행사들을 기획해 보고 제3의 길을 모색해 봤으면 좋겠다. 독일 같은 경우, 낚시가 비윤리적이고 동물권을 침해한다며 낚시행사를 전면 금지시켰다. 스위스에서도 윤리적인 낚시 법을 가르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 공동운영위원장은 “교육적인 면에서도 좋지 않다. 아이들이 다른 생명을, 다른 종을 그렇게 만지고 죽이고 그냥 그 자리에서 입으로 물고하는 그런 경험들이 생명을 경시하는 태도를 야기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화천 산천어축제가 글로벌 육성 축제로 승격된 것에 대해 그는 “정부 지원을 받았으면 더욱 동물의 권리를 고민하고 폭넓은 시선으로 그 행사를 재해석하는 기획력이 필요하다. 2013년부터 2015년까지 전국적으로 동물을 테마로 한 축제는 86개, 동물을 이용하는 프로그램은 120개 정도 된다. 그중 84%는 동물을 죽음으로 이르게 하는 축제다”라며 “자연 생태계를 경험한다는 자체가 어떻게 보면 허상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장연제 동아닷컴 기자 jej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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