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유럽서 가장 뚱뚱한 영국…“비만은 질병” 논쟁

  • 뉴시스
  • 입력 2019년 1월 3일 17시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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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에서 비만을 ‘질병’으로 분류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3일(현지시간) 스카이뉴스에 따르면 영국 왕립외과협회(Royal College of Physicians)는 “비만이 단순한 생활 태도가 아닌 질병으로 인식돼야 확산 수준을 줄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2018년 기준 영국의 성인 30%는 비만이다. 1980년대 이후 비만 인구가 3배 이상 급증한 영국은 서유럽에서 가장 뚱뚱한 나라로 등극했다.

앤드루 고더드 RCP 회장은 “우리는 비만이 개인이 선택하는 삶의 방식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이는 유전, 환경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며 “이를 질병으로 분류함으로써 사람들은 자신의 병을 인지하고 비만에 대한 오판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영국 국민의료보험(National Health Service) 통계에 따르면 비만을 치료하기 위해 영국은 연간 60억파운드(약 8조5000억원)을 사용한다. 비만으로 사망하는 인구도 매해 3만명에 달한다.

레이첼 배터햄 런던대 교수는 비만이 만성적이며 진행성 질환이라고 정의한다. 그는 “우리는 현재 생물학적으로 어떤 사람에게 어떤 식으로 비만이 발병되는지 결정하는 100개 이상의 DNA를 알고 있다”며 “비만이 발병될 경우 체중을 줄이고 이를 유지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몸은 개인이 도달한 최대치의 몸무게로 돌아가기 위해 애쓴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비만을 질병으로 인정하기까지 NHS의 면밀한 검토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비만 치료가 국가의 책임으로 돌아올 경우 장기적인 약물 투여, 운동 등에 필요한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국가적인 전략이 필요하다.

영국의 보건 씽크탱크인 더킹스펀드의 데이비드 벅 등 일부 전문가들의 경우 비만을 질병으로 분류하는 것은 개인의 생활태도를 지나치게 의료 분야로 떠넘길 위험이 있다고 경고한다.

그는 “비만은 질병이 아니라 조건이고, 결과다. NHS의 기준에 따르면 나는 과체중이나 질병으로 고통받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는 내가 선택한 (식사 등) 환경의 결과다”고 주장했다.

보건 당국은 “우리는 비만과 이로 인한 악영향을 줄이기 위해 전념하고 있다”며 “NHS의 당뇨 예방 기금을 두 배로 늘리고, 매년 영국 전역에서 20만명 이상의 체충 감량 지원에 나설 계획이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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