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염정아 “연기 응원하는 남편 덕에 1년에 작품 한 편씩 결심”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8월 21일 06시 57분


두 아이의 엄마인 염정아는 3년 만에 출연한 영화 ‘장산범’에서 모성애로 이야기를 이끈다. 사진제공|NEW
두 아이의 엄마인 염정아는 3년 만에 출연한 영화 ‘장산범’에서 모성애로 이야기를 이끈다. 사진제공|NEW
■ 3년만에 스크린 컴백…영화 ‘장산범’ 염정아

출산 후 연기보다 육아와 집안일 집중
10년만에 공포스릴러 장르 ‘연기 욕심’
이젠 남편이 하고 싶은 연기를 하래요
소속사와 의기투합…가리지 않고 도전


배우 염정아(45)의 주변에는 사람이 많다. 연예계 동료뿐만이 아니다. 몇 년 전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해 소탈한 ‘동네 주민’의 일상을 보여준 것처럼, 여전히 경기도 한 신도시에서 비슷한 생활을 하고 있다. 3년 만에 스크린으로 돌아온 그와의 인터뷰에서도 ‘사람 이야기’가 더 많이 오갔다.

17일 개봉한 ‘장산범’(감독 허정·제작 스튜디오드림캡쳐)은 염정아가 10여년 만에 선택한 공포스릴러 장르다. 2006년 결혼 이후 2∼3년을 주기로 영화에 참여하는 그가 심사숙고해 선택한 작품이다. 염정아는 “잘 하고 싶었다”고 했다.

“제작자인 김미희 대표님이 촬영하기 1년 전부터 나한테 시나리오를 주겠다고 하더라. 우린 ‘여선생 대 여제자’(2004년)를 함께 했다. 대표님과 허정 감독이 앞서 만든 ‘숨바꼭질’도 흥미롭게 봤기 때문에 어느 정도 기대를 갖고 시작했다.”

‘장산범’은 염정아가 보이는 모성애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펼친다. 자신의 실수로 아이를 잃어버린 뒤 후유증에 시달리는 그는 이사한 집에서 길 잃은 소녀를 만나 모성애를 느낀다. 분명 관객의 공포심을 한껏 자극하는 영화이지만 무서운 기분을 만드는 데 그치지 않는 영화의 미덕은 그 모성애에서 나온다.

“실제 두 아이의 엄마다보니 극중 상황을 더 이해했다. 다만 편안한 마음을 가진 엄마는 아니다. 아이를 잃어버린 자책과 죄책감에 약도 먹는다. 영화에서 보이는 모습에 관객은 다양한 의견을 내놓지만, 만약 나였어도 같은 선택을 했을 것 같다.”

영화 ‘장산범’ 속 염정아. 사진제공|NEW, 스튜디오드림캡쳐
영화 ‘장산범’ 속 염정아. 사진제공|NEW, 스튜디오드림캡쳐
염정아는 초등학교 2학년, 3학년 두 자녀를 뒀다. 출산 뒤 연기보다 육아에 집중했고, 정형외과 의사인 남편의 외조를 위해서도 연기 활동도 줄였다. 미스코리아 출신다운 큰 키에 세련된 외모를 지닌 덕분에 가정에서도 ‘걸크러시’ 같은 분위기를 낼 것 같지만 “남편 말 잘 듣는 아내”라고 했다.

“남편이 이젠 편안하게, 하고 싶은 연기활동을 하라고 권한다. 아이들도 많이 컸으니 말이다. 그러려고 하지만 아직 내 손이 필요한 일이 많다. 일이 없는 날, 매일 저녁 메뉴 고민도 해야 하고. 하하! 마트에서 장 보는 일만큼은 꼭 직접 한다.”

그래도 염정아는 ‘장산범’을 기점으로 조금 달라지겠다는 생각이다. 일단 “1년에 한 편씩 작품을 하겠다”는 결심을 세웠다. 얼마 전 새로 몸담게 된 소속사와도 의기투합해 의욕을 다지고 있다. 정우성, 이정재가 세운 아티스트컴퍼니로 이적한 염정아는 “배우로서 고민하는 부분이 비슷해 서로 마음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응원하고 있다”고 했다.

“새롭게 활동을 모색할 때 고민이 컸다. (하)정우를 만나 대화를 많이 나눴고, 무엇보다 정우가 선택한 회사라 믿음이 갔다. 정우성, 이정재 씨는 잘 아는 관계는 아니었지만 20대 때부터 한켠에서 활동을 지켜봤다. 이젠 비슷한 고민을 나눈다.”

여배우 염정아. 사진제공|NEW
여배우 염정아. 사진제공|NEW

염정아 주변엔 가깝게 지내는 여배우도 많다. 영화 ‘카트’에서 만난 문정희는 절친한 사이. 1999년 영화 ‘텔미 썸딩’을 함께 한 배우 심은하와는 몇 년 전까지 안부를 주고받으며 아이들 키우는 이야기를 나눴다. 감독들도 마찬가지. 그는 ‘장산범’ 이후 최동훈 감독의 영화 ‘도청’에 출연키로 했다. ‘범죄의 재구성’, ‘전우치’에 이어 세 번째 만남이다.

염정아는 자신의 데뷔 시절을 떠올리며 “‘발 연기’로 욕도 많이 먹었다”고 했다. “지금껏 나는 이것저것 가리지 않고 다양하게 도전한 것 같다. 그러다보니 알게 모르고 경험이 내 안에 쌓였다. 후배들에게도 ‘가리지 말고 다 해보라’고 말해주고 싶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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