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위기종 ‘뿔제비갈매기’ 2년 연속 국내서 번식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8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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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100마리도 안 남아… 영광 무인도에 5∼7월 머물러

지구상에 100마리 정도밖에 없는 멸종위기종 뿔제비 갈매기가 전남 영광군 무인도를 찾아왔다. 환경부 제공
지구상에 100마리 정도밖에 없는 멸종위기종 뿔제비 갈매기가 전남 영광군 무인도를 찾아왔다. 환경부 제공
세계적 멸종위기종 ‘뿔제비갈매기’가 우리나라를 찾아와 번식에 성공한 것으로 확인됐다.

6일 환경부와 국립생태원에 따르면 뿔제비갈매기 어미 새 6마리가 5∼7월 전남 영광군 무인도에서 서식했다. 이 중 1쌍이 번식에 성공하는 과정이 생태원 연구진에 포착됐다.

뿔제비갈매기는 지구상에 남아 있는 개체수가 100마리 미만으로 추정될 정도로 ‘엄청나게 귀한’ 새다.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이 야생에서 절멸 위기에 처한 ‘위급종’으로 분류했을 정도. 실제 지난 63년간 일반인은 물론 조류 연구자에게도 발견되지 않아 멸종된 것으로 추정됐다.

이에 생태와 관련한 정보가 거의 없는 ‘신비의 새’로도 불린다. 하지만 2000년 중국 푸젠성 마쭈섬에서 4쌍의 번식 개체가 다시 발견된 이후 중국의 일부 섬에서 소수 개체의 번식이 확인됐다.

그런 뿔제비갈매기가 지난해부터 한국을 찾기 시작한 것. 지난해 4월 생태원의 자연환경조사 중 전남 영광의 한 무인도에서 처음 발견됐다. 당시 어미 새 5마리 중 1쌍이 번식에 성공해 어린 새 1마리를 키워 6월 번식지를 떠났다. 올해는 5월 초 지난해 찾아왔던 이 섬에 돌아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뿔제비갈매기 2쌍이 알을 낳았다.

1쌍은 알을 품는 과정에서 부화에 실패했고 다른 1쌍은 번식에 성공해 어린 새 1마리를 키운 뒤 7월 중순 번식지를 떠났다. 생태원 연구진은 “뿔제비갈매기 어미 새가 괭이갈매기 무리에서 어린 새를 보호하는 것은 물론 어린 새를 물가로 데려와 생존 능력을 키우고 비행기술을 가르치는 모습까지 포착됐다”고 설명했다.

왜 뿔제비갈매기는 한국에 계속 올까? 주요 서식지가 중국 동남아시아로 한정된 상황에서 중국 등은 자연 훼손이 많아 먹이가 풍부하고 사람의 출입이 제한된 전남 일대 무인도를 찾게 됐을 것으로 생태원은 추론했다. 박연재 환경부 자연생태정책과장은 “현재 국내 무인도 중 보전 가치가 높은 곳은 특정 도서로 지정하고 개발 행위, 사냥 등을 제한한다”며 “올해 2월 13일부터 뿔제비갈매기 출현 지역의 출입을 금지하는 등 보전 대책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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