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과 붙으면 이겨도 본전”… 여야 거물들 재보선 고민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6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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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마 지역구 놓고 눈치작전
김문수 동작을-손학규 수원병 검토… 상대당 신인 공천 움직임에 촉각
새정치聯 “중진 배제” 목소리 커져… “정동영-천정배 겨냥한 것” 분석

사상 최대 규모인 15곳에서 치러지는 7·30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여야 거물급 원외 인사들의 정치적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는 인사들은 2011년 4월 강재섭 전 한나라당 대표와 경기 성남 분당을에서 벌인 ‘빅매치’에서 승리해 화려하게 복귀했던 ‘손학규 모델’을 꿈꾸고 있지만 현실은 좀 다르다.

소속 당의 세(勢)가 강한 곳에 출마해 상대 당의 정치 거물을 꺾는 것이 최상의 시나리오겠지만 공천 과정에 변수가 너무 많아 입맛에 맞는 지역구를 고르기가 쉽지 않다. 오히려 당내에서는 중진들을 공천 대상에서 배제해 정치 신인에게 기회를 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 여야, 거물급 중진인사 활용법 고민


새누리당 지도부는 서울 동작을에 김문수 경기도지사 공천을 유력하게 검토 중이다. 그러나 정작 김 지사는 출마 여부에 대해 언급하지 않고 있다. 의원직 박탈 위기에 있던 정두언 의원(서울 서대문을)이 26일 대법원 판결로 의원직을 유지하면서 김 지사가 출마할 수 있는 지역은 서울 동작을 한 곳만 남았다. 김 지사 측은 당이 출마를 요청할 경우 검토할 수 있다는 생각이지만 새정치민주연합이 동작을에 중진들을 배제하고 정치 신인을 공천할 움직임이 포착되면서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손학규 상임고문도 비슷한 고민이다. 손 고문은 당 지도부가 내심 바라고 있는 경기 수원병(남경필 경기지사 전 지역구)과 같은 당 소속 김진표 전 의원 지역구인 수원정 출마를 검토 중이다. 상대가 정치 신인을 내세울 경우 승리를 하더라도 정치적 효과가 반감될 수 있어 새누리당 공천 움직임에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양당 지도부들은 선거 전략상 거물급 인사들을 어떻게 활용하는 게 선거에 도움이 될지를 두고도 고민 중이다. 새누리당 나경원 전 의원의 경우 수원병에서 손 고문과 맞붙여 ‘빅매치’를 벌여야 한다는 의견과 경기 김포에 출마시켜 한 석이라도 확실히 확보해야 한다는 의견이 엇갈린다.

○ “중진 배제가 개혁공천이다”


새정치연합에서는 중진 배제의 요구가 봇물 터질듯 나오고 있다.

당 소속 의원 30여 명은 3선(選)의 김동철 의원(광주 광산갑) 주도로 재·보선 공천 기준과 관련해 △전 지역 경선 △우세지역 중진 배제 등 2가지를 당 지도부에 요구키로 했다. 이들은 “우리 당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높은 지역에 다선 중진들이 출마하면 수도권의 전력을 약화시키고 당의 체질과 역동성을 크게 떨어뜨린다”며 지도부의 결단을 압박했다.

이는 서울 동작을 출마를 검토하고 있는 정동영 상임고문과 광주 광산을에 강한 출마 의지를 보여온 천정배 전 의원 등을 겨냥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고 김근태 상임고문계인 민주평화국민연대(민평련) 대표를 맡고 있는 최규성 의원도 최근 김한길 공동대표를 만나 “경선을 통한 개혁공천을 해야 한다. 중진 전략공천으로는 선거를 승리로 이끌 수 없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대표는 중진 출마 배제 요구에 대해 “공천관리위원회의 결정을 지켜보자”며 더이상 구체적인 언급은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새정치연합은 이날 15개 지역 재·보선 후보자 공모를 마감했다. 수도권 출마설이 제기되는 중진급 인사 가운데서는 천정배 전 의원이 광주 광산을에, 김두관 전 경남도지사가 경기 김포에 공모했다.

동정민 ditto@donga.com·민동용·배혜림 기자
#김문수#손학규#재보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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