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 간판보다 연기력 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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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9월 6일 07시 00분


JYJ의 박유천(왼쪽)과 빅뱅의 탑이 ‘아이돌 스타’의 간판을 떼고 스크린에 진출하며 연기자로서 활동 보폭을 넓히고 있다. 사진제공|SBS·더램프
JYJ의 박유천(왼쪽)과 빅뱅의 탑이 ‘아이돌 스타’의 간판을 떼고 스크린에 진출하며 연기자로서 활동 보폭을 넓히고 있다. 사진제공|SBS·더램프
■ JYJ 박유천·빅뱅 탑 스크린 진출이 갖는 의미

박유천 ‘해무’·탑 ‘동창생’ 나란히 주연 발탁
스타 지명도 의식한 기존 기획영화와 차별화
수지·준호 등 아이돌 성공사례 계승 기대감

그룹 JYJ의 박유천과 빅뱅의 탑이 각각 영화 ‘해무’와 ‘동창생’의 주연으로 나선다. 가수이면서 연기력을 갖춘 연기자로서도 재능을 발휘하며 스크린 주역으로 떠올랐다.

무엇보다 이들의 스크린 진출은 기존의 아이돌 팬덤을 활용한 전략적인 캐스팅과는 거리가 멀다는 평가다. 인기보다 재능이 충무로 제작진의 눈에 띈 결과로 향후 아이돌 스타의 영화 캐스팅에 또 다른 기준점이 되지 않겠느냐는 기대도 커지고 있다.

그동안 아이돌 스타들의 인기에 기댄 기획영화가 적지 않았던 상황. FT아일랜드 이홍기의 ‘뜨거운 안녕’, 티아라 함은정 등이 나선 ‘화이트:저주의 멜로디’ 등이 꼽힌다. 아이돌 스타의 지명도를 활용해 국내는 물론 향후 해외에서도 유리한 입지를 다지겠다는 의도였다.

하지만 아이돌 팬덤이 스크린으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영화 주 관객층이 20∼30대를 넘어 40대까지 확대돼 10대 위주의 아이돌 팬덤이 영향을 미치기 어려운 ‘현실’이기 때문이다.

반면 영화에서 성공한 아이돌 스타들은 오히려 팬덤과 거리를 뒀다. 전문 연기자들과 주연의 부담을 나눠 가진 수지(건축학개론)나 ‘센’ 배우들과 호흡한 준호(감시자들)가 대표적이다. 흥행과 적은 부담, ‘선배’ 연기자들과 현장에서 배운 연기력 등 ‘1석3조’의 효과를 얻었다.

박유천과 탑에 대한 기대감도 여기서 나온다. 아이돌 타이틀에 상관없이 스타 자신이 가진 재능을 스크린에서 펼칠 기회를 잡았다는 평가가 많다.

‘해무’는 봉준호 감독과 함께 ‘살인의 추억’ 시나리오를 쓴 심성보 감독이 연출하고 배우 김윤석이 주연을 맡았다. 제작자 봉준호 감독은 “드라마마다 다른 연기를 보여주는 모습이 눈에 들었다”고 박유천 발탁 이유를 밝혔다. 팬덤이 아닌 ‘연기’를 먼저 봤다는 뜻이다. 김윤석이라는 유력 배우와 함께 맞출 호흡으로 박유천은 영화를 통해 온전한 연기자로서 비칠 기회도 잡았다.

탑도 마찬가지다. 2010년 연기 데뷔작인 드라마 ‘아이리스’를 시작으로 영화 ‘포화속으로’에서 주연한 그는 11월 초 첫 단독 주연 ‘동창생’을 공개한다. 액션부터 깊이 있는 감성 연기가 가능한 배우로 인정받은 탑은 현재 ‘타짜2’ 등 충무로의 꾸준한 러브콜을 받고 있다. 무엇보다 신비스러운 듯 강렬한 이미지가 각 영화의 콘셉트에도 적절히 어우러질 수 있다는 장점이 크다는 평가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트위터@madeinhar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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